한국당 옥천군수 공천 지연 파열음…당내 갈등·분열 조짐

입력 2018-03-26 17:37
수정 2018-03-26 17:58
한국당 옥천군수 공천 지연 파열음…당내 갈등·분열 조짐

당원 등 350명 "경쟁력 있는 후보 안 내면 탈당 불사"

(옥천=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자유한국당이 충북 옥천군수 공천을 둘러싸고 내홍을 겪고 있다.

한국당 충북도당 공천심사위원회가 후보 결정을 보류한 채 중앙당에 결정권을 넘기면서 생긴 일이다.



옥천지역 일부 당원들은 26일 기자회견을 해 "군수 공천이 수개월째 불합리·불공정하게 흘러가면서 당이 분열되고 당원 의견이 철저히 무시됐다"며 "흐트러진 당력을 추스르고 선거에 이기려면 당선 가능성 높은 후보를 공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당원 등 350명이 서명한 입장문을 중앙당에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한국당은 3선에 도전하는 김영만(67) 현 옥천군수에게 전상인(50) 박덕흠 국회의원 보좌관이 공천 도전장을 낸 상태다.

이들이 지목한 경쟁력 있는 후보는 김 군수다.

이와 관련해 전 보좌관은 공식적인 대응을 하지 않았다.

그는 그동안 충북도당위원장인 박 의원의 지원을 등에 업고 예선전 승리를 장담해왔다.

이런 상황에 충북도당은 최근 두 사람에 대한 면접을 치른 뒤 돌연 '우선 추천지역'으로 분류해 중앙당에 공천 심사를 의뢰해 당내 갈등을 키웠다.

당 일각에서는 "이대로 흘러가다가는 당이 쪼개질 것"이라는 우려까지 나온다.

한국당은 이달 공천 신청을 받았으나 희망자가 없어 옥천지역 도의원 후보 2명과 군의원 후보 3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 당 옥천군의원 비례대표를 하겠다는 사람도 없다.

한 원로당원은 "지방선거는 군수 후보를 중심으로 진용을 갖춰야 하는 데, 당의 어정쩡한 태도와 공정하지 못한 선거 관리가 내분을 불러왔다"고 분석했다.

실제 최근 이뤄진 일부 여론조사는 김 군수를 '무소속'으로 분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군수 측은 "악의적인 네거티브 전략이며, 말도 안 되는 불공정 게임"이라고 당과 전 보좌관 측을 싸잡아 비난했다.

두 사람은 지난 23일 중앙당의 면접심사에 응했다. 이후 두 사람의 지지도를 묻는 여론조사가 다시 한번 돌았다는 말도 들린다.

후보자 결정이 임박하면서 양 진영의 신경전은 최고조로 치닫는 분위기다.

이날 당원을 대표해 입장문을 발표한 유정현(66)씨는 "당이 망가지는 것을 더는 두고 볼 수 없어 원로그룹이 주축이 돼 의견을 모았다"며 "주먹구구식 당 운영이 계속된다면 중대 결심을 하겠다"고 집단 탈당 가능성을 시사했다.

결과가 어떻든지 적잖은 공천 후유증이 남을 것으로 보인다.

bgi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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