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가 찜한 TV] 엉성한 유혹…MBC '위대한 유혹자' 2위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모든 인물이 치명적인 척 유혹의 눈빛을 보내지만 정작 넘어가는 시청자가 없다.
27일 CJ E&M과 닐슨코리아가 발표한 3월 셋째 주(12∼18일) '콘텐츠영향력지수(CPI·하단 용어설명 참조) 톱 10에서 MBC TV 월화극 '위대한 유혹자'가 2위로 신규 진입했다. CPI 지수는 242.9.
'위대한 유혹자'는 지난해 드라마 '구해줘', '매드독'으로 인기를 얻은 배우 우도환과 걸그룹 레드벨벳의 조이가 주연을 맡아 화제가 됐다. 국내외에서 수차례 리메이크가 된 프랑스 소설 '위험한 관계'를 원작으로 한 점도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첫 방송 후부터 드라마는 혹평에 시달리고 있다. 시청률은 1회 3.6%로 시작해 2%대로 떨어졌다. 먼저 퇴장한 KBS 2TV 월화극 '라디오 로맨스'와 '위대한 유혹자' 등 탄탄한 스토리 없이 '핫'한 청춘 스타들을 전면에 내세운 로맨스 작품들이 모두 고전을 면치 못하는 셈이다.
'위대한 유혹자'의 가장 큰 문제는 엉성한 전개다. 제목답게 등장인물들은 하나같이 사연 있는 눈빛에, 치명적인 매력을 가진 척 행동하지만 그들의 행동이 설득력 있는 이야기로 뒷받침되지 못한 탓에 그저 '학예회'처럼 보인다.
원작 '위험한 관계'처럼 특정한 사건 사고가 아니라 인간의 본능을 소재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려면 인물들의 세밀한 심리묘사가 동반돼야 하는데 이 작품은 그런 섬세한 노력이 한참 부족하다.
20대들의 이야기에서 무게를 잡기가 어렵다고 판단했다면 권석우(신성우 분)와 명미리(김서형) 등 성인 멜로 라인에서라도 이를 대신해줘야 하는데 그 역시 실패한 분위기다. 오히려 어른들의 이야기와 청춘의 이야기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못한 채 뚝뚝 끊기는 전개가 계속되면서 몰입을 방해한다.
주인공인 우도환과 조이의 연기도 아직은 아쉬운 수준이다. 우도환이 연기하는 권시현은 지난해 '매드독'에서 보여준 능글거리는 느낌의 김민준을 크게 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첫 지상파 드라마 주연을 맡은 조이 역시 깊이 있는 감정 연기는 미숙해 보인다는 평이 적지 않다.
신성우와 김서형 등 중견 배우들도 별다른 특징을 보여주지 못하는 가운데 오히려 미모와 안정적인 연기력을 겸비한 최수지 역의 문가영이 재평가되는 모양새다.
CPI 지수 1위는 전주에 이어 오는 31일 종영하는 MBC TV 예능 '무한도전'(CPI 지수 260.4)이 차지했으며 tvN 예능 '인생술집', MBC TV 예능 '나 혼자 산다'와 '라디오스타' 등이 5위 내 이름을 올렸다. KBS 2TV 새 주말극 '같이 살래요'는 9위에 신규 진입했다.
☞ 용어설명 : CPI 지수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 3사와 CJ E&M 6개 채널(tvN·Mnet·OCN·온스타일·OtvN·올리브)에서 프라임 시간대 방송되는 드라마, 연예·오락, 음악, 인포테인먼트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인기도를 파악할 수 있는 지표다.
CPI 지수는 주간 단위로 프로그램 관련 온라인 뉴스 구독자 수(주요 포털 등재 언론사 기준), 프로그램 직접 검색자수(국내 주요 포털 6개사), 소셜미디어 버즈량(블로그·게시판·SNS 전수조사) 등 3가지 실측 데이터를 200점 기준 표준점수로 환산해 산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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