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경색 부르는 '구멍난 심장'…약물보다 시술치료가 효과"

입력 2018-03-26 14:56
"뇌경색 부르는 '구멍난 심장'…약물보다 시술치료가 효과"

서울아산병원, 환자 450명 분석결과…"시술치료 땐 재발 없어"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뇌경색 환자 중 심장에 선천적인 구멍(난원공)이 남아있는 경우라면 약물치료보다 심장의 구멍을 막는 시술치료를 적극적으로 시행해야 뇌경색 재발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제시됐다.

심장의 난원공은 우심방과 좌심방 사이에 있는 구멍으로, 임신 중에는 엄마 뱃속의 태아가 혈액을 공급받기 위한 통로 역할을 한다. 출생과 동시에 닫히는 게 일반적이지만, 닫히지 않고 구멍이 심장에 남아있는 경우도 있는데 이를 '난원공 개존증'이라고 한다. 전체 인구의 약 25%가 갖고 있을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만약 이 구멍을 통해 혈전과 같은 찌꺼기가 동맥혈액에 섞이면 뇌경색을 일으킬 수 있어 위험하다. 젊은 연령층의 뇌경색 중 상당수가 난원공 개존증이 원인이다.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김종성(신경과), 송재관·박승정(심장내과) 교수팀은 2011년부터 7년간 난원공 개존증으로 뇌경색이 발생한 환자 450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구멍을 막는 시술치료가 약물치료보다 재발 예방에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26일 밝혔다.

통계치를 보면 난원공 개존증을 약물로 치료한 경우 뇌경색 재발률이 13%에 달했다. 하지만 기구로 구멍을 막는 시술치료를 한 환자들은 이후 뇌경색 재발이 전혀 없었다.

연구팀은 이런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심장 구멍의 크기가 2㎜ 이상이면서 심방중격(심장의 우측과 좌측을 구분하는 벽)이 부풀어 오른 경우 등에는 난원공을 막는 시술을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송재관 교수는 "지난 30년 동안 뇌경색 재발을 막기 위한 난원공 개존증 치료를 두고 논란이 계속됐지만, 이번 연구결과로 치료지침이 바뀔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뇌경색의 원인이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 심장에 구멍이 남아있다면 기구를 넣어 구멍을 막는 시술을 조기에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심장학회지 최근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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