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업계, 단순 사무업무에 로봇 자동화 시스템 도입 확산
작년 400개사 이상 도입, 올해 3천개사 이상 도입 예상
절감인력, "영업 등 사람만 할 수 있는 업무에 활용"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제조업 생산현장이 주 활동무대인 로봇이 사무실 업무에 속속 도입되면서 사무 업무 로봇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일본 유수의 대형 보험회사인 미쓰이스미토모(三井住友)해상화재는 방대한 고객 관련 데이터 입력 등 300개 이상의 업무에 로봇을 이용한 업무자동화 기술인 RPA를 도입했다.
RPA는 '로보틱 프로세스 오토메이션'(Robotic Process Automation)의 약자로 사무 업무를 컴퓨터로 자동화하는 기술이다. 사람이 PC를 이용해 입력하는 업무 등 단순작업을 컴퓨터가 대신하는 것으로 '디지털 노동자'로 부르기도 한다.
미쓰이스미토모해상의 신규 자동차보험료 산정업무는 그동안 사무실 직원이 계약자별로 이름과 나이, 소유 자동차의 종류 등의 정보를 PC에 입력했으나 지금은 컴퓨터가 대신하고 있다.
NHK에 따르면 미쓰이스미토모는 RPA 도입을 통해 연간 35만 시간에 해당하는 사무업무를 줄였다. 일본인의 연간 평균 노동시간으로 환산하면 약 200명분의 업무에 해당한다. 오카 뎃페이 과장대리는 "손보업계에는 사무작업이 많아 RPA로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업무가 많다"면서 "절감한 인력을 고객업무에 투입해 서비스 향상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대형 부동산 임대업체 레오팰리스 21(leopalace21)은 손으로 작성하던 서류를 자동적으로 데이터화하는 기술을 작년에 도입했다. 고객에 관한 수기정보를 스캐너가 읽어들이면 컴퓨터가 문자를 식별해 필요한 데이터가 자동적으로 계산 소프트웨어에 입력되는 시스템이다. 회사 전체로 연간 2만시간의 사무작업을 줄이는 성과를 거뒀다. 절감한 인력을 영업 등 다른 업무로 돌린다는 계획이다. 무라야마 데쓰오 레오팔레스 21 영업기획과 차장은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영업을 강화하거나 고객 응대 등에 돌리는 방안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RPA의 가장 큰 특징은 높은 화상인식 기술이다. 지금까지 기계가 읽어 들이지 못했던 손으로 쓴 문자와 화상 등도 컴퓨터가 식별해 사람 대신 데이터를 분류해 입력하는 작업을 한다. 입력 실수가 없고 24시간 가동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향후 인공지능 기술을 추가해 더 복잡한 사무작업도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컨설팅 업체인 아빔컨설팅(abeam)에 따르면 일본에서는 재작년부터 RPA 도입이 본격화돼 되기 시작했다. 작년 1년 동안에만 400개사 이상이 도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무실 '로봇화'는 일본 관민이 추진중인 일하는 방식 개혁과 인력부족을 배경으로 더 확산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아 고용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아빔컨설팅 간부인 아베 요시노부는 "연내에 3천개사 이상이 RPA를 도입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거나 영업에서 신뢰를 얻는 등의 업무는 사람만 할 수 있는 일이라서 로봇을 활용해 업무를 개선하는 것 자체가 사람의 업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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