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원 들여 대구 낙동강변 탐방로 조성…"자연 훼손" 논란
환경단체 "삵·수리부엉이 서식지…경관·생태 파손"
달성군 "서식지와 떨어져…야간통행 제한해 문제없어"
(대구=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대구시 달성군 낙동강 일원에 만드는 탐방로를 둘러싸고 달성군과 환경단체가 마찰을 빚고 있다.
26일 달성군에 따르면 군은 지난해 8월부터 정부예산 30억원을 포함해 100억원을 들여 화원읍 성산리 화원유원지 일대 1㎞에 탐방로(다목적도로)를 만들고 있다.
이달 말까지 토목공사를 끝낸 뒤 폐쇄회로(CC)TV·전기공사를 해 4월 중순께 완공한다.
군은 하천 옆에 있는 절벽이나 둔치 훼손을 줄이고자 낙동강 위에 철제 다리를 놓는 방식으로 탐방로를 만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환경단체는 탐방로 조성이 경관과 생태를 훼손한다며 공사에 반대하고 있다.
대구환경운동연합은 그동안 수차례 낸 성명서에서 "대구에서 원시 자연식생이 남아있는 거의 유일한 하식애 생태와 경관을 망치는 행위를 벌이고 있어 지탄받아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하식애는 하천 침식작용 등으로 생긴 절벽을 가리킨다.
탐방로 조성구간 인근에는 화원동산 하식애가 있다.
또 대구환경운동연합은 24∼25일 조사에서 화원동산 하식애에서 천연기념물이자 보호야생동물인 수리부엉이와 보호야생생물인 삵이 서식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대구경실련 등 '낙동강과 화원동산 막개발 반대하는 대구시민사회단체 일동'은 26일 성명서를 내고 "2천만년 전 고대 식생을 자랑하고 야생생물 숨은 서식처로 기능하는 화원동산 하식애 앞으로 무리하게 탐방로 만드는 달성군은 공사를 중단해야 한다"며 "환경부도 즉각 정밀 서식실태 조사를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달성군 관계자는 "탐방로는 절벽과 14m 떨어져 있고 야간에는 통행을 제한할 예정이어서 수리부엉이나 삵 생태와는 관련이 없을 것으로 본다"며 "주민이나 일부 환경단체는 사업을 환영하는 데다가 이미 공사가 거의 끝나서 되돌리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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