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브렉시트 캠프, 찬반 국민투표 때 지출규정 어겨"

입력 2018-03-25 19:39
"친브렉시트 캠프, 찬반 국민투표 때 지출규정 어겨"

가디언, 내부고발자 인터뷰…"'페북 정보 악용' CA와 연관" 주장도 제기

존슨 외무장관 "터무니없는 의혹…지출규정 준수" 반박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2016년 영국의 브렉시트(Brexit) 국민투표 당시 탈퇴 진영을 이끌었던 '탈퇴에 투표를(Vote Leave)' 캠프가 또 다른 단체를 거쳐 우회하는 방식으로 선거 지출 한도 규정을 어겼다는 내부고발이 나왔다.

영국 진보 일간 가디언의 일요판인 옵서버는 25일(현지시간) 20대 중심의 브렉시트 지원단체였던 '떠나다(BeLeave)'의 회계담당자 겸 총무였던 샤미르 샤니의 인터뷰를 실었다.

샤니는 '탈퇴에 투표를' 캠프가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앞두고 '떠나다'에 표면적으로 62만5천 파운드(한화 약 9억5천만원)를 기부했다고 했지만 사실상 '탈퇴에 투표를' 캠프가 이 돈을 좌지우지했다고 주장했다.

'탈퇴에 투표를'과 '떠나다'가 사무실을 같이 쓴 것은 물론, 유명 인사가 참여한 '탈퇴에 투표를' 캠프가 돈을 어디에 쓸 것인지를 포함해 '떠나다'의 활동을 사실상 지시했다는 것이다.

샤니는 이런 행위가 선거 지출규정 위반에 해당한다고 해석했다. '탈퇴에 투표를'은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은 물론 테리사 메이 총리 참모 등이 주도적으로 활동한 단체다.

영국 선거법은 지출과 관련해 다른 기관 간 협력을 금지한다. 투표 전략이나 운영을 공유한다면 해당 단체를 합산해 지출 한도를 지켜야 한다.

이 과정에서 페이스북 개인정보 불법 수집 의혹을 받는 데이터 분석회사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와 연관된 캐나다 회사에 자금이 흘러들어 갔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샤니는 전달된 62만5천 파운드가 캐나다 데이터 회사인 '애그리게이트IQ(AggregateIQ·AIQ)에 흘러들어 갔는데, 이 회사가 CA와 연관된 회사라고 주장했다.

AIQ가 국민투표 당시 CA 내 한 부서처럼 활동했다는 것이다.

샤니는 자신이 브렉시트 지지자지만 이러한 불법 활동으로 브렉시트가 오점을 남기는 것이 싫어 이러한 내용을 알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존슨 외무장관은 물론 '탈퇴에 투표를'에 참여했던 인사는 샤니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존슨 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이 주장을 "터무니없다"고 일축하면서 친브렉시트 진영은 지출규정을 준수했다고 강조했다.



'탈퇴에 투표를'에 참여한 뒤 현재 메이 총리의 특별자문 역할을 맡은 스티븐 파킨슨은 성명에서 "다른 단체의 활동을 지시하지 않았다. 우리는 법적 테두리 안에서 활동했고, 지출규정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밝혔다.

서로 다르게 주장하는 파킨슨과 샤니는 18개월간 동성 연인 사이로 지낸 것으로 밝혀졌다.

파킨슨은 이런 관계 때문에 샤니에게 약간의 충고를 한 것은 사실이지만 지시 등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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