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뚝이'처럼 일어선 삼성 한기주, 1이닝 9구 퍼펙트

입력 2018-03-24 18:02
'오뚝이'처럼 일어선 삼성 한기주, 1이닝 9구 퍼펙트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아무리 쓰러트려도 다시 서는 오뚝이처럼 한기주(31·삼성 라이온즈)가 다시 일어섰다.

한기주는 2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18시즌 개막전에서 4-3으로 앞선 8회 말 팀의 3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2016년 9월 1일 삼성전 이후 569일 만의 등판이 하필이면 1점 차의 살얼음판 상황에서 이뤄졌다.

게다가 시즌 개막전이었다. 하지만 한기주의 투구에는 흔들림이 없었다.

한기주는 첫 타자 국해성을 1루수 앞 땅볼로 유도해 첫 아웃카운트를 올렸다.

이후에도 순항을 거듭했다. 허경민을 상대로는 3볼까지 몰렸지만,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했고, 최주환은 2루수 땅볼로 요리했다.

공 9개 만으로 1이닝을 퍼펙트로 마쳤다.

한기주가 8회 말을 무사히 넘기자 삼성은 9회 초 2점을 달아나 결국 6-3으로 개막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한기주는 '비운의 10억 팔'로 불린다.

고교 시절 초특급 투수로 평가받았던 한기주는 2006년 무려 10억원의 계약금을 받고 KIA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었다.

입단 첫해 10승 11패 1세이브 8홀드 평균자책점 3.26으로 활약했고, 이듬해 마무리 투수로 전향해 2년 동안 51세이브를 거두며 이름값을 했다.

그러나 계속된 부상이 그의 발목을 붙잡았다.

2009년 팔꿈치 수술을 받았고, 2013년에는 투수에게 치명적인 어깨 회전근 파열로 다시 수술대에 올랐다.

한기주는 초인적인 노력으로 재활에 성공, 2015년 1군 마운드에 복귀했다.

지난해 4승 3패 1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7.26을 거둔 한기주는 지난해에는 1군에 올라오지 못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트레이드를 통해 삼성으로 둥지를 옮긴 한기주는 명예 회복을 위해 칼을 갈았다.

일단 시작은 순조롭다. 한기주는 이날 삼성 데뷔전에서 완벽한 투구로 강렬한 인상을 심었다.

경기를 마친 뒤 한기주는 "삼성 유니폼을 입고 첫 등판이라 긴장감을 가지고 던졌다"며 "무엇보다 팀이 이겨서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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