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탈레반에 무기 지원했다"…나토와 대립 격화 예고
아프간 주둔 미 사령관 BBC 단독 인터뷰서 밝혀
(서울=연합뉴스) 김권용 기자 = 러시아가 아프가니스탄 반군인 탈레반 조직에 무기까지 지원하고 있다고 BBC방송이 미군 사령관을 인용해 24일 보도했다.
존 니컬슨 아프간 주둔 미군 사령관은 BBC와의 독점 인터뷰에서 자신이 아프간 사태를 불안하게 만드는 러시아 측의 움직임을 목격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러시아의 무기류가 타지키스탄 국경을 거쳐 탈레반으로 흘러들어갔다는 구체적인 설명까지 곁들였다.
이는 영국 등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들과 러시아의 '이중스파이 암살시도' 논란과 관련해 양측이 갈등을 빚는 민감한 시기에 공개된 것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니컬슨 사령관은 그러나 러시아 측이 제공한 무기 규모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러시아가 아프간에서 활동 중인 이슬람 과격세력 '이슬람국가(IS)'의 수를 크게 부풀려 이야기하면서 이들과 경쟁하는 탈레반의 활동을 정당화하고 일정부분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러시아 측이 이처럼 직접적인 방식으로 탈레반을 지원한 것은 비교적 새로운 행태라며 러시아가 아프간-타지크 국경에서 일련의 군사훈련을 하면서 상당량의 무기를 반입한 뒤 일부를 남겨놓고 철수했다고 공개했다.
이후 러시아군의 무기류와 장비는 국경을 거쳐 탈레반 세력으로 흘러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니컬슨 사령관은 덧붙였다.
이들 무기류는 야간 투시경(NVG)과 중기관총, 소화기류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간 소식통들은 러시아군이 탈레반에 넘겨준 이들 무기가 아프간 정부군과 나토 고문단을 상대로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니컬슨 사령관은 또 러시아가 아프간에서 미국을 상대로 대리전을 벌이는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회피했다.
그는 대신 러시아 측의 이런 활동이 지난 18∼24개월 동안 실제 큰 폭으로 늘어났다며 "이런 움직임이 나타난 시기를 보면 시리아 사태가 악화되기 시작한 때와 대략적으로 일치한다"고 지적했다.
kk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