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 중국 나름 '믿는구석'은 단단해진 내수

입력 2018-03-24 13:29
[미중 무역전쟁] 중국 나름 '믿는구석'은 단단해진 내수

GDP내 수출 10년간 35→19%…미국농업 중국의존도↑

WSJ "관세폭탄에도 경제성장률 감소 0.1%에 그칠 것"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전쟁에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는 데는 나름대로 근거가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수출에 목을 맸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내수 등 산업 체력이 단단해져서 미국 경제와 한 판 붙어도 밀릴 게 없다는 것이다.

중국 상무부 산하 싱크탱크에서 일하는 경제전문가 메이신위는 WSJ에 "새로운 무역전쟁에 직면했지만 중국과 미국 경제의 상황이 과거와 다르다"며 "중국에 이처럼 유리한 상황은 없었다"고 말했다.



수출과 노동집약 중심 산업에 치중한 바람에 외풍에 약했던 시절은 완전히 지나갔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실제로 중국은 그간 꾸준히 내수를 진작하면서 첨단 제조업 중심으로 체질을 바꿔왔다.

중국 GDP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7년 35%에서 지난해 19%로 뚝 떨어졌다고 WSJ는 설명했다.

이 때문에 미국이 '관세 폭탄'을 던져도 중국 경제에 미칠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루이스 쿠이스 연구원에 따르면, 미국이 6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상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해도 중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은 겨우 0.1% 떨어지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올해 예상 경제성장률은 6.5%다.



중국은 또 전반적으로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세계 농업 수입 시장에서 '큰 손'으로 떠올랐다.

육류, 대두 등 미국산 농산물 수입을 크게 늘리면서 미국 농업의 중국 의존도도 크게 높아졌다.

중국이 오히려 미국 농업 시장을 겨냥해 '보복의 칼'을 휘두를 수 있는 것이다.

중국은 지난 23일 미국의 수입품 관세 부과를 예고하자 곧바로 와인, 돈육, 철강 등에 30억 달러(약 3조2천억원)의 보복관세를 매기겠다고 맞불을 놨다.

하지만 정작 대두, 보잉 항공기 관련 관세 같은 핵심 보복 카드는 꺼내지 않았다. 돌아가는 상황을 살펴보며 추가로 공격하거나 협상할 수단으로 남겨둔 셈이다.

중국은 엄청난 무역흑자 덕분에 외환보유고도 어느 때보다 두둑해졌다. 또 미국의 최대 채권국이기도 하다.

중국으로서는 여차하면 국채 매각 등의 수단도 본격적으로 동원할 수 있는 것이다.

이에 WSJ는 중국 공무원들도 미국과의 무역 마찰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요 2개국(G2) 간 무역전쟁은 결국 장기적으로 중국 경제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수출품에 관세가 붙으면 중국 공산품의 가격경쟁력이 약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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