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 성토장된 주중 美대사관…中누리꾼 "두렵지 않다"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미국과 중국의 일촉즉발 무역전쟁 태세에 중국 주재 미국대사관의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계정이 중국 누리꾼들의 전장이 됐다.
대부분의 중국 네티즌들은 "끝까지 맞서겠다"는 중국 정부당국의 입장에 열렬한 호응을 보내며 "전쟁이 두렵지 않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폭탄' 행정명령 서명에 중국은 23일 상무부, 외교부, 주미대사관 등을 동원해 일제히 강경한 입장을 밝히며 "무역전쟁이 두렵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주중 미국대사관은 중국인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웨이보 계정에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사진을 올리는 것으로 응수했다.
사진에는 "우리는 우리의 산업을 보호하기로 결심했다. 미국 노동자들에게 공정한 경쟁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 끝내 이렇게 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소개됐다.
포스트에는 중국 누리꾼들이 대거 몰려와 미국을 성토하며 논쟁을 벌였다. 24일 현재 하루 사이 7천여건의 댓글을 포함해 모두 1만2천건의 반응이 달렸다.
대부분의 중국 네티즌들은 미국과의 무역전쟁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중국은 미국이 무섭지 않다. 중국인도 미국인이 두렵지 않다", "우리가 일을 벌인 것이 아니다. 미국이 스스로 무덤을 팠다", "중국은 이미 강대해졌다. 누가 누구를 무서워하는지 한번 지켜봐라" 등의 댓글을 쏟아냈다.
일부는 트럼프 대통령을 두고 "감히 중국에 도발하는 적대세력"이라고 비난하며 이번 징벌관세 부과가 "14억 중국인을 괴롭히는 처사", "깡패가 쓰는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한 네티즌은 미국의 입장에 동조하는 네티즌을 "매국노"라고 비난하며 미국 정부가 중국 인터넷 여론을 통제하려고 적잖은 돈을 썼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댓글 중에는 미중 협력만이 정확한 해법이라는 주장도 적지 않았다. "미국 자신에도 좋지 않은 방법. 자신도 손해가 되고 불리하게 될 뿐이다. 협력만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방법", "협력 공영이 시대적 조류가 됐는데 당신들은 대문을 닫아거는 선택을 했다. 무역전쟁에는 결국 아무런 승자가 없을 것", "지혜로운 사람은 다리를 놓고, 우매한 사람은 담을 쌓는다" 등의 댓글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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