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렘린 "푸틴, 군비 경쟁 안할 것…군사비 지출 줄일 계획"

입력 2018-03-23 16:28
수정 2018-03-23 17:40
크렘린 "푸틴, 군비 경쟁 안할 것…군사비 지출 줄일 계획"

"외교, 내부과제 해결 지원해야"…경제성장 등 국내정책 우선 방침 확인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최근 4기 도전 대선에서 압승을 거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군비 경쟁에 빠져들 뜻이 없으며 군사비 지출을 줄일 계획"이라고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이 23일(현지시간) 밝혔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이날 자국 관영 RT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은 4기에서 미국과 유럽 등을 포함한 세계 여러 나라와의 관계를 발전시키길 원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우선 "푸틴 대통령은 대외 정책과 국제관계의 기본 목표는 내부 과제 해결을 위한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는데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푸틴 대통령은 자신 앞에 놓인 (내부) 과제를 정확히 이해하고 있고 구체적 발전 계획도 갖고 있다. 어떤 과제가 최우선 순위에 있고 어떤 과제가 그다음 순위에 있는지 등을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대통령에겐 이 과제 해결을 위한 유리한 환경 조성을 위해 외교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이어 "여러 유럽 국가는 러시아가 유럽의 뗄 수 없는 한 부분이라는 점을 이해하고 있다"면서 "그들은 러시아의 참여를 배제하고 번영하고 발전하는 유럽에 관해 얘기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점, 러시아의 견해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점 등을 이해한다"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앞서 대선 이튿날인 지난 19일 자신의 선거운동본부 공동 의장들과 면담하는 자리에서도 "우리가 추진할 주요 업무는 내부 현안이다. 무엇보다 경제 성장 속도 확보, 경제에 대한 혁신성 부여, 보건·교육·산업 생산 분야 발전 등과 국민 생활 수준을 향상하는 데 중요한 다른 방향의 인프라 구축 등이 그것"이라면서 "이것이 우리가 우선하여 주의를 기울일 분야"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방력과 안보 확보와 연관된 문제들도 있으며 이것도 피해갈 수 없는 문제"라면서도 "하지만 중요한 것은 내부 현안"이라고 거듭 밝혔다.

푸틴은 대선 공약 발표와 마찬가지였던 지난 1일 국정연설에서 "향후 6년 동안 빈곤 인구를 절반으로 줄이고, 1인당 국내총생산(GDP)을 1.5배 늘리는 한편, 러시아를 세계 5대 경제 대국으로 끌어올리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푸틴이 대외 정책 목표를 국내 문제 해결을 위한 유리한 환경 조성에 둘 것이란 크렘린궁의 설명은 그가 4기 통치에서 경제 개혁 등의 국내 정책 추진을 위해 '제2의 냉전' 수준으로 악화한 서방과의 관계 개선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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