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 트럼프, 힘겨운 싸움 될까…"뾰족한 무기 없어"
中 서비스업 비중 커져 美영향력 감소…중국산에 美기업제품 많아
WSJ "움직이는 표적 노리는 꼴…승기 잡기 쉽지 않을 것"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상대로 한 무역전쟁에서 활용할 수단이 그리 많지 않아 승기를 잡기가 쉽지 않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WSJ)이 22일 보도했다.
중국은 여전히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하고 있지만 최근에는 사정이 달라졌다.
10년 전 제조업계에 종사하는 중국인 노동자는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였지만 2016년 현재는 전체 노동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분의 1에 미달하고 있다. 반면에 서비스업이 차지하는 고용 비중은 2005년 31%에서 2016년 44%로 커졌다.
이처럼 산업 구조가 달라짐에 따라 중국을 강압하기가 예전보다 더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중국이 미국 농산물의 주요 수입국이라는 점도 부담이다. 지난 2000년대 중반 이후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수입은 약 3배가 늘어나면서 미국에는 2위의 수출 시장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미국의 수출 농산물은 상대적으로 빈곤하고 산업 구조도 단순한 지역에서 주로 생산된다.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을 겨냥해 방아쇠를 당긴다면 정치적 고통이 신속하게 체감될 수 있음을 뜻하는 것이다.
중국 지도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던진 관세 폭탄이 미칠 전반적인 충격을 우려하지 않을 공산이 크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루이스 쿠이스 연구원에 따르면 600억 달러의 중국산 상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해도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겨우 0.1% 떨어뜨리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지도부는 실업자의 증가를 우려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중국의 대미 수출 품목에서 가장 비중이 큰 것은 전자제품과 전기 장비들이며 그 상당부분은 애플처럼 중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들이 생산하는 것들이다.
관세는 미국 기업들의 실적에 타격을 가하거나 미국에서 인기 있는 가전제품들의 가격을 올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화웨이와 같은 중국의 유명 IT 브랜드들은 이미 미국 시장에서 배척을 당하고 있는 상태다. 1980년대에 일본을 상대로 한 무역전쟁과는 양상이 다른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산 가구과 침구, 의류, 신발 등을 목표물로 삼을지 모른다. 지난해 중국의 대미 수출에서 이들 품목이 차지하는 비중은 15%에 가깝다.
하지만 수출 비중이 큰 데 반해 고용 효과는 미미한 것은 마찬가지다. 중국 섬유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의 비율은 2008년 전체의 1% 정도에 불과했고 지금은 0.5% 수준이다.
월 스트리트 저널은 트럼프 대통령이 작심하고 중국을 손보려 하고 있지만 이동 표적(moving targer)을 노리고 있음을 깨달아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js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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