섀도보팅 없어서?…반복되는 정족수 미달사태
<YNAPHOTO path='C0A8CA3C000001538D3D1C5D0000114F_P2.jpeg' id='PCM20160319001100039' title='주주총회(CG) [연합뉴스TV 캡처]' caption=' ' />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의결권 대리행사제도 '섀도보팅'(Shadow Voting) 폐지의 여파로 주주총회가 파행을 겪는 경우가 잇따르고 있다. 주총을 시작조차 못 한 경우도 있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에이프로젠제약[003060]은 23일 주주총회를 열 예정이었으나 의결 정족수가 미달해 부득이하게 주주총회를 30일로 1주일 연기한다고 공시했다.
주주총회에서 기본 안건을 결의하려면 25% 이상 지분이 모여야 하지만 회사 측은 이날까지 위임장, 전자투표 등을 통해 모인 지분이 17%에 그쳐 주총을 연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한국상장사협의회는 "섀도보팅이 가능했던 작년이었다면 25%보다 부족한 지분을 예탁결제원에서 빌려와 주총을 열 수 있었을 것"이라며 "이 제도가 폐지되면서 그런 방식으로는 주주총회를 열 수가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족수 미달 탓에 감사 선임안이 부결되는 경우도 전날에 이어 계속됐다.
코아스[071950]는 이날 주주총회에서 재무제표 승인, 정관 변경, 이사 선임 등 일반 안건을 승인했지만 감사 선임은 정족수 미달로 부결됐다.
크린앤사이언스[045520] 역시 감사 선임이 불발됐다. 재무제표, 이사선임 등 일반 안건만 원안대로 승인했다.
안건이 부결된 업체들은 "전자투표 및 전자위임장 도입 등 의결권 확보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였지만 부결됐다"고 설명했다.
이런 식으로 감사 선임 안건이 부결된 업체는 전날까지 7곳이었다.
섀도보팅은 정족수 미달로 주주총회가 무산되지 않도록 주주 의결권을 예탁결제원이 대신 행사하는 것을 허용하는 제도다.
최대주주 지분율이 25% 이상인 업체들은 주총을 개최하고 일반 안건을 처리하는 데에 큰 지장이 없다.
그러나 최대주주 의결권이 3%로 제한되는 경우(감사선임 등)나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낮은 경우에는 소액주주의 지분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고 섀도보팅 제도를 활용하지도 못해 안건이 부결되는 경우가 계속되고 있다.
이날 주총을 열지 못한 에이프로젠제약은 최대주주 지분율이 7.53%에 불과하다.
상장사협의회 관계자는 "주주총회에 주주를 최대한 참석할 수 있도록 안내해야 하는데 개인정보보호를 이유로 회사가 접할 수 있는 주주의 정보는 작년 말 기준으로 된 이름과 주소뿐"이라며 "주소가 바뀐 경우 등에는 연락할 방법이 없어 소액주주를 주총에 참석시키기가 쉽지 않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상장사들이 같은 날 한꺼번에 주총을 열어 주주들의 의결권 참여를 더 어렵게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주총을 개최하는 코스피·코스닥 상장사는 무려 551곳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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