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본 외교·무역 거점 초량왜관 관광자원화 한다
내달 연구용역 발주…미래지향적 한일관계 기대
(부산=연합뉴스) 김상현 기자 = 초량왜관은 1678년 완공돼 1876년 근대 개항 때까지 200여 년간 조선과 일본의 외교·무역 거점 역할을 했다.
부산이 일찍부터 국제 물류 교역의 도시였음을 증명하는 초량왜관이 부산의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거듭난다.
부산시는 5천만원을 들여 초량왜관 관광 자원화 연구용역을 추진하기로 하고 다음 달 착수보고회를 연다고 25일 밝혔다.
4개월간 진행되는 이 용역에서는 초량왜관의 실태를 조사하고 관광콘텐츠로 활용하는 방안 등을 연구한다.
왜관은 조선 시대 일본인들이 우리나라에 들어와 교역하기 위해 설치했던 장소이다.
조선 전기에는 부산포 왜관을 시작으로 임진왜란 직후 절영도 왜관, 1607년 선조 40년에 두모포 왜관이 각각 설치됐다.
이어 네 번째로 1678년 초량왜관이 설치돼 일본 사절과 관리, 상인 등이 거주하면서 외교와 경제의 중심지 역할을 했다.
초량왜관은 용두산을 중심으로 동서로 나눠 동관은 상인들이 무역 등 경제활동 거점으로 이용했고 서관은 사절과 관리들이 외교의 장으로 사용했다.
전체 37만㎡(11만평) 규모로 둘레에 돌담으로 읍성을 쌓았다. 왜관에 사는 일본인은 담을 넘어 왜관 밖으로 나오지 못했다.
초량왜관은 출입문인 설문(設門·부산역 상해거리)과 일본 사신이 조선 왕에게 예를 올리던 초량 객사(현 봉래초등학교), 통역관 집무소인 성신당(誠信堂), 땔감과 숯을 공급하던 시탄고(柴炭庫·현 백구당 자리) 등으로 이뤄졌다.
일본 사신을 접대하던 연향대청(宴享大廳·현 동광초등학교), 도자기 생산지인 부산요(釜山窯·현 고갈비 골목), 왜관 책임자 저택인 관수가(館守家) 등이 있었다.
부산시 관계자는 "초량왜관은 일본과의 외교와 무역을 위해 한시적으로 일본인들이 거주할 수 있도록 한 공간으로 평화 유지를 위한 곳"이라며 "이를 관광 자원화하면 미래지향적인 한일관계를 형성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시는 부산항 개항 150주년을 맞는 2025년까지 동남권 근·현대 역사문화 관광벨트 조성사업에도 초량왜관을 포함해 초량왜관의 역사적 의미를 되살릴 수 있는 증강현실(AR) 프로그램 등을 개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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