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구 비율↑·커브 효과↑' 류현진이 공개한 삼진 공식
주 무기 체인지업 아끼고도 5이닝 동안 삼진 6개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류현진(31·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을 상대하는 타자들은 2스트라이크 이후 체인지업을 대비한다.
하지만 2018년에는 상대 타자들의 머릿속이 더 복잡해질 전망이다.
류현진이 23일 미국 애리조나 주 글렌데일 캐멀백랜치에서 열린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와 2018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서 새로운 '탈삼진 공식'을 공개했다.
커브와 직구의 조합이다.
류현진은 이날 5이닝(5피안타 1실점) 동안 삼진 6개를 잡았다. 삼진을 잡은 결정구는 직구 3개, 커브 2개, 컷패스트볼 1개였다.
직구로 윽박지른 뒤 커브로 헛스윙을 유도하거나, 변화구를 예상하는 시점에서 직구를 꽂아넣어 루킹 삼진을 잡는 장면이 주를 이뤘다.
류현진은 1회 1사 후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강타자 마이크 트라우트를 3구 삼진 처리했다. 직구로 카운트를 잡고, 3구째 커브로 트라우트의 헛스윙을 끌어냈다. 올해 시범경기에서 트라우트가 당한 첫 삼진이었다.
후속타자 저스틴 업튼에게는 커브로 카운트를 잡고, 몸쪽 직구를 던져 헛스윙 삼진을 잡았다. 느린 커브가 눈에 익은 업튼은 류현진의 직구에 배트를 늦게 내밀었다.
2회 1사 1루에서 콜 칼훈에게 바깥쪽 컷패스트볼을 던져 이날 세 번째 삼진을 잡은 류현진은 2사 만루에서는 마킨 말도나도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높은 타점에서 놓은 공이 포수 앞에서 바운드되는 엄청난 낙차를 보였고, 말도나도는 몸의 균형이 무너지며 스윙했다.
3회부터는 직구 비율을 더 높였다.
류현진의 현란한 변화구에 당했던 에인절스 타자들은 류현진의 직구에 배트가 밀리거나, 아예 배트를 내밀지 못했다.
류현진은 3회 2사 1, 3루에서 직구로 잭 코자트의 몸쪽을 찔러 루킹 삼진을 잡았다.
4회에는 마틴 말도나도를 몸쪽 빠른 공으로 루킹 삼진 처리했다.
류현진은 이번 시범경기에서 커브의 회전수를 늘리려 노력했다. 실험을 위해 변화구 위주의 투구를 이어가다, 난타를 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실전용'으로 커브와 직구를 섞어 던지면서 효과는 배가됐다.
사실 류현진은 꾸준히 커브 구사율을 늘렸다.
미국 야구 분석 사이트 브룩스베이스볼에 따르면 류현진의 커브 구사율은 2013년 9.52%, 2014년 13.82%, 2017년 15.65%로 늘었다. 커브의 효과를 확인한 류현진은 올해 회전수를 늘리며 또 한 번의 도약을 꿈꿨다.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23일 에인절스전에서 '직구·커브 조합'의 위력을 확인하면서 자신감이 한층 자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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