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나도 친문…민주 대전시장 후보들 '문 대통령 마케팅' 치열

입력 2018-03-23 10:35
너도나도 친문…민주 대전시장 후보들 '문 대통령 마케팅' 치열

대전문팬 대표, 일부 회원 특정후보 지지선언에 사과



(대전=연합뉴스) 한종구 기자 = 더불어민주당 대전시장 후보 경선이 임박하면서 후보 간 문재인 대통령과의 인연을 강조하는 '문재인 마케팅'이 치열하다.

문 대통령 팬클럽 일부 회원들이 특정 예비후보 지지를 선언했다가 팬클럽 대표가 사과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23일 지역 정가에 따르면 민주당은 24일까지 광역단체장 후보자를 공모하고 서류 및 면접 등을 거쳐 단수공천 및 경선 방식을 통해 후보자를 선출한다.

현재까지 출마를 선언하거나 예비후보로 등록한 인사는 박영순 전 청와대 행정관, 이상민(대전 유성을) 의원, 정국교 전 의원, 허태정 전 유성구청장 등 4명이다.

이들은 문 대통령과의 인연을 강조하거나 문 대통령 지지자들이 캠프에 합류했다는 점을 앞다퉈 강조하고 있다.

허태정 전 구청장은 최근 300여명으로 구성된 1차 경선대책위원회 명단을 발표하면서 '문재인을 만든 사람들이 허태정에게 간 이유는'이란 제목의 보도자료를 냈다.

허 전 구청장 측은 보도자료에서 '경선대책위는 문재인 만들기에 앞장선 인사들이 대거 참여한 점이 특징'이라며 친문 이미지를 부각했다.

박영순 전 행정관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 선임행정관 경력을 내세운다.



캠프 명칭도 '문통직통'이라고 이름 짓고, 문 대통령과 직접 연결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박 전 행정관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친문(친 문재인 대통령)인 게 자랑스럽다"며 "친문인 데 친문이 아니라고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상민 의원도 최근 출마선언에서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를 도우며 10개월 동안의 경선과정에서 좌장 역할을 했다"며 문 대통령과의 인연을 강조했다.

그러나 지역 정가에서는 이들의 문재인 마케팅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낸다.

허 전 청장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안희정 전 충남지사를 지원하며 대전지역 대표 '친안계' 인사고 꼽히는 인물이고, 박 전 행정관은 권선택 전 대전시장의 천거로 청와대에 입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도온건 성향의 이 의원도 특정 계파에 얽매이지 않고 정치활동을 하는 스타일이란 점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민주당 경선 주자들의 문재인 마케팅은 문 대통령 팬클럽 회원 일부가 특정 후보 지지 선언을 하면서 예비후보 간 '갈등' 요인으로 부상하는 분위기다.

대전지역 문 대통령 팬카페인 '대전문팬' 대표는 최근 일부 회원이 허 전 구청장 지지를 선언한 것에 대해 팬카페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대전문팬의 특정 후보 지지는 사실이 아니다"며 "오해와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현 대표로서 깊이 머리 숙여 사과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지 선언에) 참석한 회원 중 일부는 이 문제에 대한 책임을 지고 현재 대전문팬을 탈퇴했다"며 "공식입장은 최종 후보가 결정되기 전까지 중립이다. 문팬의 도덕성에 금이 가게 한 데에 대해 다시 한 번 죄송하다"고 적었다.

대전문팬 대표의 사과글은 박영순 전 행정관 선거캠프 관계자에 의해 기자들에게 전달됐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지역 정가에서는 '친문 감별사'가 필요하다는 말도 나온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자신의 경쟁력을 내세우며 선거운동을 해야지, 문 대통령과의 인연만 강조하는 선거운동을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쯤 되면 누가 진짜 친문 후보인지 친문 감별사가 필요할 정도"라고 꼬집었다.

j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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