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시·당진시 '평당항 연륙교' 규모 놓고 또 대립
평택 "4차선으로 해야" vs 당진 "2차선으로라도 건설"
(평택=연합뉴스) 김종식 기자 = "왕복 2차선 규모라도 건설하는 것이 지역에 유리하다."(당진시), "당초 계획대로 4차선 규모로 건설해야지 2차선으로 축소 건설하면 안된다."(평택시)
시 경계를 놓고 오랜 기간 갈등을 빚고 있는 경기 평택시와 충남 당진시가 이번에는 평택·당진항(이하 평당항) 연륙교 건설 문제를 놓고 또 대립하고 있다.
22일 오후 평택대학교에서 공무원, 주민 400여명, 전문가 등이 참여한 가운데 평당한 연륙교 건설과 관련한 공개 토론회가 열렸다.
23일 평택시 등에 따르면 이 토론회에서 홍원식 평택지방해양수산청장은 2021년 평택 내항과 당진 신평 간 3.1㎞를 바다 위로 연결하는 왕복 2차선 규모의 연륙교를 2021년 착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최동희 평택시 항만지원과장은 "4차선으로 계획된 연륙교를 2차선으로 축소해 건설할 경우 국가 예산 낭비 등이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2030년이나 되어야 매립이 완료될 예정인 지역으로 연결하는 연륙교를 2020년대 초에 완공하면 여러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찬규 평태항수호범시민운동 상임 공동대표 역시 "연륙교를 2차선으로 건설하는 것은 바다 위로 산책로나 자전거길 수준의 도로를 건설하는 것"이라며 "개통 후 항만의 극심한 교통체증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현재 건설이 추진 중인 평당항 연륙교는 당진시 신평에서 아산만 바다 위를 가로질러 평당항 서부두 옆 매립 예정지(항만시설 설치 예정지역)로 연결될 예정이다.
매립예정지 매립 완료 전까지는 매립을 위해 현재 조성된 둑길을 연결도로로 이용하게 된다.
하지만 당진시는 그동안 이 연륙교를 2차선으로라도 건설해야 한다는 입장을 줄곳 밝혀왔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평당항에서 발전시설을 운영하는 조원진 GS글로벌 SOC팀장은 화물이 20㎞를 우회하는 바람에 연간 13억여 원의 운송비가 추가로 소요되고 있는 현실을 설명하면서 기업 입장에서는 연륙교 건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토론자로 나온 신승식 전남대 교수와 김근섭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항만개발연구실장도 "일단 정부에서 추진하려는 건설 계획을 수용한 뒤 잘못된 부분은 다음에 바로잡는 게 현명하다"고 밝혔다.
정부는 당초 4차선 규모로 이 연륙교를 건설하려 했으나 2016년 한국개발연구원(KDI)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비용편익비율(B/C. 1 이상일 경우 사업 타당성이 있음)이 0.76에 불과했다.
이에 정부는 도로 폭을 4차선에서 2차선으로 변경, 건설비용을 줄이는 방향으로 비용편익비율을 건설 타당성이 있는 1.36으로 높인 뒤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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