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새 안보수장에 '슈퍼매파' 볼턴 임명…맥매스터 경질(종합2보)
대북 선제타격 주장한 초강경파…북미정상회담 앞두고 외교안보라인 모두 매파
틸러슨 이어 맥매스터도 '트윗 해고'…14개월새 NSC 보좌관 세번째 임명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백악관의 안보 사령탑인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에 대북 '매파'로 꼽히는 존 볼턴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가 발탁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5월로 예정된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외교·안보 고위라인을 잇따라 강경파로 교체한 셈이어서 이번 '세기의 만남'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허버트 맥매스터 현 백악관 NSC 보좌관을 전격 경질하고 4월 9일자로 볼턴 전 대사를 새 NSC 보좌관에 임명한다고 밝혔다.
러시아 내통 논란으로 낙마한 마이클 플린 전 보좌관, 그의 후임이었던 맥매스터 보좌관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14개월 만에 세 번째 NSC 보좌관을 임명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존 볼턴이 나의 새 국가안보 보좌관이 된다는 사실을 알리게 돼 기쁘다"면서 "매우 뛰어난 활약을 펼쳤고 영원히 나의 친구로 남을 맥매스터의 봉사에 매우 감사하다는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이어 별도의 성명을 내 "맥매스터는 우리의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국가안보전략 입안을 도왔고, 중동에서 우리의 동맹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었고, IS(이슬람국가)를 박살냈고,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데려왔으며, 우리나라를 더 번영하게 했다"고 칭찬했다.
3성 장군인 맥매스터 보좌관도 성명을 통해 "국가안보 보좌관으로서 대통령과 나라를 위해 일할 기회를 준 데 대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감사하다"며 화답한 뒤 올 여름 육군에서 제대하고 공직에서 은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인사는 북핵 외교해법을 주도해온 렉스 틸러슨 전 국무장관을 지난 13일 트위터로 경질한 데 이어 열흘도 안돼 벌어진 '트윗 해고'라는 데 외신들이 주목했다.
특히 '매파'인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새 국무장관에, 초강경파로 분류되는 볼턴 전 대사를 백악관 안보수장에 각각 앉혔다는 점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대(對) 북한·이란 정책이 더욱 우경화할 것임을 시사했다.
예일대와 같은 대학 로스쿨을 나온 볼턴 전 대사는 변호사로 활동하다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미국기업연구소(AEI)를 거쳐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시절부터 주로 공화당 정권에서 활동한 인물이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국무부 국제안보담당 차관과 군축담당 차관을 역임하고, 2005년 8월부터 2006년 12월까지 유엔대사로 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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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에서도 초대 국무장관 후보로 거론됐으며, 보수 성향 폭스뉴스 해설자로 활동하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정기적으로 만나 외교 문제를 조언해왔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에 이어 이날도 볼튼 전 대사를 따로 만났다.
지난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공개 지지한 것으로 잘 알려진 볼턴 전 대사는 이란은 물론 북한에 대해서도 군사 행동을 불사하는 등의 초강경론을 설파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볼턴 전 대사는 지난달 WSJ 기고문에서 북한에 대한 선제타격은 "완벽하게 합법적"이라고 옹호했고, 지난 11일 폭스뉴스에 출연해 "선제적인 군사행동을 피할 유일한 방법은 그 정권을 부너뜨리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북미정상회담과 관련해서도 21일 보도된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에서 '북한이 시간을 벌려 하고 있구나'라고 판단한다면 시간 낭비를 피하고자 아마 회담장을 떠날 것"이라며 북한에 경고장을 날렸다.
이를 두고 로이터 통신은 "'슈퍼 매파'(super-hawk)가 NSC 보좌관으로 임명됐다"고 했고, AFP 통신은 "'최강 매파'(arch hawk) 볼턴이 맥매스터를 대신한다"며 볼턴 전 대사의 임명 소식을 전했다.
반면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신뢰 관계를 구축하고 대북 문제를 긴밀히 협의해온 맥매스터 보좌관의 해임은 남북, 북미 사이에서 긴박하게 전개될 한반도 긴장완화 노력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제기된다.
백악관 고위 관료들은 블룸버그 통신에 맥매스터가 가능한 한 오래 자리를 지키고 싶어했다고 전하면서 "맥매스터는 한국의 관료들과 강한 유대관계를 갖고 있었으며, 그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협상을 고려하는 시점에 중요한 자산"이라고 밝혔다.
다만 맥매스터 보좌관도 대북 정책에 있어서만큼은 강경론자라는 점에서 볼턴 전 대사로의 교체가 트럼프 대통령의 북핵 해법에 생각만큼 큰 변수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NYT는 맥매스터 보좌관이 공개적으로 '예방 전쟁' 가능성을 제기하는 등 "북한에 대한 접근법에 있어서 트럼프 행정부에서 가장 강경파 중 한 명"이라며 "김정은과 만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우려를 표했다"고 전했다.
따라서 틸러슨 장관과 달리 맥매스터 보좌관의 경질 이유는 대북 정책이 아니라 이란과 아프가니스탄 문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과의 견해차 때문이라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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