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공동체' 경영진 개편 마무리…실무형 전진 배치
임지훈·박성훈 등 컨설팅업계 출신 퇴진, 분야별 전문가 중용
"사업 포트폴리오는 이미 완성…뛰어나갈 준비 마쳤다"
(서울=연합뉴스) 홍지인 기자 = 카카오와 주요 계열사들이 최고경영자(CEO) 인선과 조직개편을 사실상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성장 드라이브를 걸 채비를 마쳤다.
그동안은 주로 컨설팅업계 출신의 전문 경영인들이 사업의 '큰 그림'을 그렸다면, 이제부터는 각 분야 실무를 경험하고 올라온 리더를 전진 배치해 수익 창출에 매진하도록 한 것이 특징으로 분석된다.
23일 카카오의 핵심 계열사인 카카오M(옛 로엔엔터테인먼트)의 주주총회에서 신임 CEO로 공식 선임되는 이제욱 대표는 SK에서 시작해 인터넷·콘텐츠 부문에서 20여년의 경력을 가졌다.
이 대표는 2009년부터 로엔엔터에서 '멜론' 브랜드를 키워오며 플랫폼 산업 전문가로 불린다.
박성훈 전 대표가 보스턴컨설팅그룹(BCG) 등을 거친 전략가 출신이란 점에서 대비되는 대목이다. 박 전 대표는 2015년 CJ그룹에서 카카오로 건너와 로엔엔터 인수와 10억 달러 해외 투자 유치 등 성과를 올렸다.
카카오M의 한 관계자는 "사업 계획은 완성됐으니 이를 효과적으로 실행하고 구체화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오랜 기간 실무를 경험하고 올라온 '바텀업(bottom-up·상향)'식 인선"이라고 전했다.
모기업인 카카오도 비슷하다. 지난 16일 선임된 여민수·조수용 대표는 각기 광고·브랜드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가다.
이에 비해 임지훈 전 대표는 액센추어와 보스턴컨설팅그룹(BCG) 등을 거친 투자 전문가 출신이다.
임 전 대표는 재직 시절 사업구조 재편과 인수·합병(M&A) 등에 주력했지만, 경영 실적 측면에서는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에 이번 인선을 두고 실적 및 수익성 개선에 방점이 찍힌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게임 전문 자회사인 카카오게임즈는 각자 대표 간 '분업 체제'를 통해 효율성을 꾀했다.
개발 등 신사업과 경영 총괄은 남궁훈 대표가 맡고, 현재의 주력 사업이자 캐시카우인 게임 퍼블리싱(유통)은 조계현 대표가 담당하는 방식으로 각자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에서 일할 수 있게 판을 짰다.
투자 전문 자회사인 카카오벤처스는 인터넷·모바일 스타트업 발굴을 담당하던 정신아 상무를 대표로 승진시키며 유승운 대표와 공동대표 체제를 이뤘다.
카카오는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이라는 플랫폼을 바탕으로 계열사가 81개에 달할 정도로 규모가 커졌지만, 아직 내실이 따르지 않는 점이 고민이다.
지난해 매출 1조9천724억원에 영업이익 1천650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이 8.4%에 그친다. 종종 라이벌로 꼽히곤 하는 네이버(작년 매출 4조6천785억원, 영업이익 1조1천792억원)에 견줘 미약한 수준이다.
카카오의 한 관계자는 "이제 사업 포트폴리오를 완성하고 뛰어나갈 준비를 마친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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