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윤곽 드러낸 대통령 개헌안…여야 강대강 대립(종합)

입력 2018-03-22 17:01
수정 2018-03-22 17:19
전체 윤곽 드러낸 대통령 개헌안…여야 강대강 대립(종합)



민주 "오늘부터 논의", 한국당 "제왕적 대통령제 불가"

26일 발의시 충돌 불가피…국회 협의체 구성 첫 난관

(서울=연합뉴스) 김경희 서혜림 이슬기 기자 = 청와대가 22일 문재인 대통령의 개헌안 전문을 공개하자 여야의 갈등 수위는 정점을 향해 한껏 고조됐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문 대통령의 개헌안 발의 시점인 오는 26일까지 100시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여야가 조건 없이 즉시 협상에 나서야 한다며 야당의 태도변화를 강도 높게 압박했다.

반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사흘에 걸친 대통령 개헌안 발표를 '개헌장사'로 몰아붙이며 별도 의원총회를 열어 문 대통령 개헌안 발의 계획을 규탄했다.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오후 여야 지도부에 대통령 개헌안을 설명하기 위해 국회를 찾았지만, 한국당 지도부는 면담 자체를 거부했다.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역시 제왕적 대통령제를 분권형 대통령제로 전환하지 않는 이상 개헌은 불가능하다고 못 박아 향후 국회 논의과정의 험로를 예고했다.

문 대통령의 개헌안 발의 자체를 놓고 야당의 반발이 거센 상황에서 개헌의 핵심 쟁점인 권력구조 개편을 놓고도 여야가 선명한 시각차를 재확인함에 따라 26일 대통령 개헌안 발의가 현실화되면 국회 차원의 극심한 갈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당장 개헌 테이블 구성을 놓고도 민주당은 여야 5당 협의체 구성을 주장하는 반면 한국당은 야4당이 중심이 되고 민주당도 원하면 참여하라는 입장이어서 여야가 논의 테이블에 앉기까지도 상당한 난관이 예상된다.



다만 선거의 비례성 원칙을 헌법에 명시한 부분은 중소야당의 주장과 일맥상통하는 만큼 선거구제 개편이 막판 변수로 등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민주당은 한국당의 야4당 개헌협의체 구성 제안을 개헌 논의를 거부하기 위한 얄팍한 속셈이라고 비판하며 지금 당장 개헌 협상을 시작하자고 촉구했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야당만의 협의체 구성 제안은 누가 봐도 얄팍한 속셈"이라며 "진정으로 국회 중심의 국민 개헌을 실현하려면 협상을 사흘 미룰 게 아니라 오늘 당장 조건 없이 협상에 나서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김현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대통령 개헌안에 대해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합리적 방안으로,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환영한다"면서 "대통령의 권한을 분산하고, 국회의 권한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권력 구조를 접근한 것 또한 시의 적절하다"고 평가했다.

김 대변인은 대통령 4년 연임제에 대해선 "국민 다수의 뜻으로, 국민이 수긍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이라면서 감사원을 독립시켜 감사위원 중 3명을 국회에서 선출하도록 한 것에 대해서도 "국회의 역할과 권한을 강화해 감사원에 대한 그동안의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한 조치"라고 언급했다.

반면 한국당은 오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청와대의 대통령 개헌안 발표를 '3일에 걸친 개헌쇼'로 규정했다. 한국당은 다만 당 차원의 개헌안은 명확하게 내놓지 않았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의총에서 "대통령 개헌안을 발의하면 하는 것이지 이걸 3일에 걸쳐 쪼개기 식으로 광을 파는 개헌쇼를 벌이고 있다"면서 "우원식 원내대표가 개헌안 발의를 좀 늦춰달라고 하자, 이렇게 개헌쇼로 장사를 하고 있다. 참 추잡한 행위가 아니라고 말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YNAPHOTO path='PYH2018032217250001300_P2.jpg' id='PYH20180322172500013' title='단상으로 나가는 김성태 원내대표' caption='(서울=연합뉴스) 백승렬 기자 =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개헌의원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기 위해 단상으로 나가고 있다. srbaek@yna.co.kr' />

김 원내대표는 의총 뒤 기자들과 만나서는 "오늘 의총을 통해 (의원들이) 지도부에 개헌 협상의 내용을 포함한 전권을 다 일임했다"며 4년 연임제에 대해서도 "제왕적 대통령제를 종식시키고 승자 독식의 폐단을 끊어내기 위한 고민이 전혀 없다"며 국회의 총리 추천제 도입 필요성만 강조했다.

그는 당장 개헌 협상을 시작하자는 민주당의 요구에도 "진정성 있는 구체적 요구가 없었다"고 일축한 뒤 "진정한 국민 개헌안을 야4당 개헌협의체로 완성시키겠다는 의지를 직간접적으로 받고 있다"며 야4당 협의체 구성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바른미래당을 비롯한 중소야당들도 대통령의 개헌안 발의에는 일제히 반대 논평을 내놓았다.

비른미래당 김철근 대변인은 논평에서 대통령 개헌안이 국무회의 심의를 거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청와대는 대통령 개헌안 발표가 헌법에 위배된 쇼에 불과함을 스스로 입증했다"면서 "쇼는 끝이 없지만, 국회의 개헌안 논의는 어서 마무리 지어야 한다. 민주당은 국회 헌법개정 및 정치개혁 특별위원회에 전향적인 자세로 참석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민주평화당 최경환 대변인도 "3차례에 걸친 청와대발 개헌 특강은 끝났다. 특강을 통해 문 대통령의 개헌안에 대해선 국민도 정치권도 충분하게 인식했다"며 "문 대통령과 청와대의 역할은 여기까지고, 이제 국회가 책임 있게 응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의당 최석 대변인은 "국회는 당장 5당 협의체를 구성해 개헌안을 도출하고 국민 앞에 부끄럽지 않도록 국회의 책무를 다해야 할 것"이라고 논평했다.

kyung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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