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도움으로 수차례 위기넘긴 아버지…"이제 제가 소방관입니다"

입력 2018-03-23 06:00
수정 2018-03-23 15:45
119도움으로 수차례 위기넘긴 아버지…"이제 제가 소방관입니다"



제23기 소방간부후보생 30명 졸업…'부자·형제소방관' 배출 눈길





(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오상근(33) 씨는 몇 년 전 친구의 권유로 별 뜻 없이 응시한 지방소방공무원 공채에서 합격했으나 임용을 포기했다.

소방관이라는 직업이 생소하고 자신과 동떨어진 세계라고 생각해서다.

그러나 몸이 편찮으셨던 아버지가 119구급대의 도움으로 큰 위기를 몇 차례 넘기면서 소방관을 바라보는 오 씨의 눈이 달라졌다.

오 씨는 아버지의 병간호와 수험생활을 병행하면서 소방간부후보생에 도전했다. 제23기 후보생으로 합격해 교육받던 중 아버지가 돌아가셨지만, 있는 힘을 다해 교육을 마치고 23일 소방위로 임용된다.

중앙소방학교는 23일 오전 11시 대강당에서 제23기 소방간부후보생 졸업 및 임용식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작년 3월에 입교한 제23기 소방간부후보생 30명(남 26명·여 4명)이 1년간 교육과정을 마치고 소방위로 임관한다.

소방간부후보생은 초급 소방간부를 양성하는 과정으로, 1년간 교육을 마치면 소방위(6∼7급 상당)로 임용된다.



졸업생 중 대통령상은 최우수 성적을 거둔 황현선(37) 소방위가 받는다. 국무총리상 수상자는 김종호(31) 소방위, 행정안전부장관상은 유호창(35) 소방위로 정해졌다.

가족 소방관이 여럿 배출된 점도 눈길을 끌었다.

김비룡 소방위는 울산 남부소방서에서 근무하는 아버지 김재석 소방위의 뒤를 따르게 됐으며 이혜인 소방위의 아버지 이가현 소방위 역시 경기 포천 소방서에서 근무 중이다.

신중오 소방위는 소방간부후보생 19기로, 현재 서울소방재난본부에서 근무하는 신재영 소방위와 '형제 소방관'이 됐다.

소방간부후보생은 1977년 제1기를 시작으로 올해까지 모두 897명이 배출됐다.

cho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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