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이상 한파에 새도 수난…황새 수백마리, 불가리아서 발묶여

입력 2018-03-22 16:01
유럽 이상 한파에 새도 수난…황새 수백마리, 불가리아서 발묶여

일부는 주민에 구조돼 주택·차고·헛간서 보호…루마니아선 새 200마리 동사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불가리아에서 이상 한파와 폭설로 황새 수백 마리가 날개가 얼어붙어 눈밭에서 꼼짝 못 하게 되자 주민들이 구조에 나섰다고 AFP통신이 21일(현지시간) 전했다.

불가리아 북동부에서는 한파로 황새 수백 마리가 날개가 얼음에 뒤덮여 날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에 현지 주민들은 황새를 집으로 데려가는 등 구조에 나섰다.

자리스타라는 마을의 주민인 사페 할릴은 이날 "그저께 마을 인근 도로에서 얼어붙은 황새 5마리를 발견했다"면서 "나는 그 황새들을 집으로 데려간 뒤 따뜻하게 해주기 위해 난로에 불을 붙이고 물고기를 먹이로 줬다"고 말했다.



할릴은 이번주 말까지 강풍과 영하의 기온, 눈보라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돼 이 황새들을 며칠 더 데리고 있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새들은 현재 기운을 회복하고 잘 지내고 있는 상태라고 AFP는 전했다.

할릴의 이야기가 알려지자 소셜미디어에서는 지지가 이어졌고, 해당 지역의 다른 이들도 그를 따라 하기 시작해 새 40마리 이상이 사람들이 사는 집이나 차고, 헛간에서 한파를 피했다.

전문가들은 새들이 날개가 얼어붙어 평소처럼 나무 위에 걸터앉지 못하면서 어쩔 수 없이 땅 위에서 밤을 보내게 됐다고 설명했다.

불가리아 중부 스타라자고라에 있는 녹색발칸야생동물재활센터의 흐리스트 클리수로바는 "불가리에서 이렇게 많은 황새가 곤경에 빠진 상황을 목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TV에 출연해 사람들에게 "아무 황새나 데려가지는 말라"면서 곤경에 처했거나 부상했거나 날개가 얼어붙은 황새만 데려가고 가능한 한 빨리 구조한 황새를 야생으로 돌려보내라고 호소했다.

불가리아에는 2016년 기준으로 거의 6천 개의 황새 서식처가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웃국 루마니아에서는 이번 주 노래지빠귀 등 작은 새 200마리가 얼어 죽은 채 발견됐다고 현지 조류학협회 관계자는 밝혔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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