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70주년 특별기획전 '시련을 극복한 제주교육'

입력 2018-03-22 10:36
4·3 70주년 특별기획전 '시련을 극복한 제주교육'

27일부터 6월 24일까지 제주교육박물관서 열려

(제주=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 제주4·3 당시 학교 등 교육계에도 막대한 피해가 있었다.

학교는 토벌대 주둔지, 주민 강제수용소, 학살터 등으로 변했고 수많은 교사와 학생이 무고하게 희생됐다. 광복 후 마을 단위로 학교 설립운동이 활발히 벌어졌지만, 4·3을 겪으면서 큰 타격을 입었다.



도교육청 조사에 따르면 4·3 당시 42개교가 전소했고 1개교는 부분 소실됐으며 5개교는 해체됐다.

토벌대가 주둔했던 학교가 30개교, 수용소가 설치된 학교가 17개교, 학살터가 된 곳이 21개교에 달한다.

4·3 당시 교직원 사망자는 142명, 행방불명자는 18명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실제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학교에서 근무하다 무장대 습격에 목숨을 잃은 경우, 좌익 활동을 하다가 토벌대에 끌려가 총살당한 경우, 예비검속으로 희생된 경우 등이 있었다.

학생 피해도 컸다. 학생 연령대에 해당하는 4·3희생자는 약 3천명으로 추정된다.

4·3으로 교육터전이 황폐해졌지만 교육은 계속됐다. 마을 창고나 향사가 임시 교사로 이용되고, 개인 주택을 교육공간으로 내어준 경우도 있었다. 이 시기에 시련을 극복하기 위한 교육계의 노력이 사진과 학습장, 상장, 통지표 등의 자료로 남아있다.

이후 금기시되던 4·3이 수면 위로 올라와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면서 교육계에서도 4·3을 평화인권교육으로 승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4·3 70주년을 맞아 당시 교육계에 있었던 피해와 이를 극복해 나간 과정을 담은 전시회가 마련됐다.

제주교육박물관은 올해 첫 번째 기획전 '제주4·3 70주년-시련을 극복한 제주교육'을 오는 27일 개막한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전시회는 4·3으로 인한 시련 속에서도 제주교육을 위해 보여준 민관의 헌신과 숭고한 정신을 공유하고 공감하면서 추념의 기회를 갖기 위해 마련됐다.

전시회는 크게 3부로 구성됐다.

1부에서는 4·3을 개괄적으로 소개하고, 2부에서는 광복 이후 제주교육 모습과 4·3 시기 제주교육이 겪은 시련을, 3부에서는 제주교육이 시련을 극복하는 모습과 4·3평화인권교육 진행과정, 우리나라 역사교과서에 담긴 4·3 관련 내용을 보여주는 다양한 유물과 사진 자료를 전시한다.

개막일 오후 2시 박물관 뮤지엄극장에서는 양조훈 4·3평화재단 이사장을 초대해 '제주4·3의 진실과 70주년 과제'를 주제로 한 강의를 진행한다.

전시 기간 '찾아가는 박물관 학교'를 진행해 읍·면 지역 초등학교 5∼6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교육현장을 지원하는 교과통합 연계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4·3에서 동백꽃이 갖는 의미와 4·3에 대한 역사인식을 심어주는 교육지원 활동으로 관련 애니메이션을 감상토록 하고, 평화와 인권에 대한 염원을 쓴 머그잔 만들기 등 체험활동도 진행한다.

다음 달 18일부터 5월 9일까지 4회에 걸쳐 교직원과 도민을 대상으로 '4·3과 제주 유배인의 삶'을 주제로 한 전통문화 역사교실을 개설해 평화인권교육 활동을 지원한다.

개막식은 27일 오후 3시 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리며, 전시는 6월 24일까지 진행된다.

김보은 제주교육박물관장은 "4·3으로 인한 시련의 시기에 교육에 대한 도민의 열정은 제주교육 성장과 발전에 큰 버팀목이 됐다"며 "이번 특별전을 통해 4·3 희생자를 추모하고 평화·인권 의식을 확산하는 것은 물론 제주교육을 바르게 세워주신 많은 분의 고마움을 되새기고자 한다"고 말했다.

atoz@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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