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경찰, 야당말살 수사…관권선거 시도 중단해야"(종합)
'울산시청 압수수색' 쟁점화…의총서 규탄문 채택
홍준표 "검경수사권 조정 당론 재검토"…일각서 "미친개는 몽둥이가 약"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 자유한국당은 22일 울산지방경찰청이 최근 건설현장 외압 의혹 수사를 위해 울산시청을 압수수색한 것과 관련, "야당 말살이자 관권선거 시도"라고 주장하며 거세게 반발했다.
압수수색이 자당 소속 김기현 울산시장의 지방선거 공천이 확정된 직후 이뤄진 데다 황운하 울산경찰청장이 여당의 유력 울산시장 후보를 만난 의혹도 불거진 만큼 이번 일은 우연이 아니라 사전에 기획된 '정치공작 수사'라는 게 한국당의 주장이다.
한국당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소속 의원 전원 명의의 규탄문을 채택했다.
한국당은 규탄문에서 한국당 소속 단체장과 관련된 경찰 수사를 거론하면서 "울산경찰청장은 더불어민주당 송모 울산시장 예비후보와 작년부터 공식적인 만남만 수차례 가졌다"며 "송 예비후보의 옛 후원회장은 문재인 정권의 검경을 지휘하고 있는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라고 주장했다.
한국당은 이어 "이는 야당후보 말살, 야당 파괴를 위해 정권이 기획한 정치공작이 아닐 수 없다"며 "공권력을 이용한 문재인 정권의 6·13 관권 부정선거 음모가 발각된 것으로, 서슬 퍼런 공안정국을 연상시킬 정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관권 부정선거 시도 즉각 중단 및 문재인 대통령의 울산경찰청장 해임을 촉구했다.
이에 앞서 장제원 수석대변인과 당 '6·13 정치공작 진상조사위원회' 위원장인 곽상도 의원, 당 법률자문위원장인 최교일 의원은 오전 '울산경찰 정치공작 게이트'라는 주제로 별도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평소 경찰의 수사권 독립을 강하게 주장한 황운하 울산경찰청장을 사냥개로 이용하기 딱 좋은 환경의 경찰이었다"며 "이는 경찰의 수사권 독립 목표와 정권의 송모 울산시장 당선이라는 이해가 일치해 경찰이 사냥개를 자임하고 나선 정치공작임이 드러난 것"이라고 말했다.
<YNAPHOTO path='C0A8CA3D000001624B5160BC00127B99_P2.jpeg' id='PCM20180322004234887' title='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페이스북' caption='[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페이스북 캡처=연합뉴스 자료사진]' />
이들은 심지어 경찰을 겨냥해 "미친개는 몽둥이가 약"이라는 원색적인 비난도 쏟아냈다.
특히 한국당은 개헌 논의 과정에서 경찰 수사권 독립 등 검경수사권 조정 방안을 내부적으로 적극적으로 검토해 왔으나, 이번 일을 계기로 관련 논의를 백지화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경찰을 압박했다.
홍준표 대표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그동안 우리당의 대선공약은 개헌 시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의 영장 청구로 검경을 대등 관계의 수사기관으로 하기로 당론을 정했었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그러나 "최근 전국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우리당 후보들에 대한 야당 탄압 식 내사와 수사, 최근 울산경찰청장의 '이기붕 말기 행태'를 보니 경찰에게 그런 권한을 주는 것은 위험하기 짝이 없고 시기상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언급했다.
홍 대표는 "소수 검찰의 사냥개 노릇도 참고 견디기 힘든데 수많은 경찰이 떼거리로 달려든다고 생각하면 참으로 끔찍하다"면서 "다시 당론을 재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ykb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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