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텍사스 연쇄 폭파범은 평범한 23세 백인 남성(종합)
소셜미디어에 특이정황 없어…사형제 찬성·동성결혼엔 반대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지난 3주간 미국 텍사스주 주도 오스틴을 공포에 떨게 한 연쇄 소포 폭탄 사건 용의자 마크 앤서니 콘딧(23)은 범죄전력이 없고 특별한 정치적·사회적 활동도 눈에 띄지 않는 평범한 백인 남성으로 보인다고 미국 언론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콘딧은 이날 새벽 3시께 연쇄 폭탄 사건이 난 오스틴 시내에서 북쪽으로 30㎞ 떨어진 라운드록의 31번 주간도로 변에서 차 안에 있던 폭발물을 터트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콘딧은 경찰 특수기동대(SWAT)의 추격을 받다 도로변 도랑 쪽으로 차를 대고 폭탄을 터트렸다. 미 공영 라디오 NPR은 콘딧이 SWAT 요원들과 대치하는 상황에 이르자 자폭한 것이라고 전했다.
현장에서는 폭발음과 두 발의 총성이 들렸다.
경찰은 콘딧이 오스틴 남부 페덱스 배송센터에 들러 소포 2개를 부치고 가는 감시 카메라 자료를 통해 그를 추적했다. 콘딧은 금발 가발에다 모자를 눌러쓴 모습이 찍혔다.
또 그가 아시아 지역에서 수입한 독특한 배터리를 주문한 것도 경찰 추적에 단서로 작용했다. 휴대전화 위치 추적을 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이번 사건의 주모자가 숨진 것"이라고 말했다.
콘딧은 2010∼2012년 오스틴 커뮤니티 칼리지를 다녔으며 전공은 경영학이었다고 이 대학은 밝혔다. 칼리지를 졸업하지는 않았다.
최근에는 소셜미디어 계정에 별다른 활동이 나와 있지 않다.
2012년 오스틴 커뮤니티 칼리지의 정책학 수업과 관련된 블로그에 콘딧이 필자로 돼 있는 글이 몇 개 나와 있다고 NBC 방송은 전했다.
그 포스트에는 "나는 스스로 보수주의자라고 보고 있지만 내 입장을 변호할 만큼 충분한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는 글이 올라왔다.
콘딧은 사형제를 지지하고 동성결혼과 낙태, 성범죄자 등록제에는 반대한다는 정치적 입장을 피력했다.
블로그에는 미국 정부를 이해하기 위해 이 수업을 듣는다는 내용도 들어 있다. 학업 성적은 좋은 편이었다고 대학 측은 전했다.
취미는 사이클링, 파쿠르(도심 구조물 오르기), 테니스, 독서, 음악감상이라고 나와 있다.
애벗 지사는 "과거에 올린 소셜미디어 글을 보면 그를 폭파범이라고 볼만한 위험 징후는 없었다"고 말했다.
콘딧은 범죄전력도 없다고 연방수사국(FBI)이 밝혔다. 군 복무 경력도 없다.
15∼20세 때는 홈스쿨링 학생을 위한 성경 스터디와 야외활동에 참여했다. 활동 중에 양궁, 사격술 등이 포함돼 있지만 특이한 정황은 없었다고 한다.
콘딧은 부모와 함께 오스틴 북쪽 플러저빌에 기거하다가 최근에는 룸메이트 두 명과 인근 지역에서 살고 있었다. 경찰은 룸메이트 2명을 상대로 콘딧의 범행에 도움을 줬는지 조사 중이다.
경찰은 콘딧의 숙소를 수색해 추가 폭발물이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
플러저빌의 한 주민은 "그는 스마트해 보였고 공손했다"고 말했다. 다른 주민도 "평범한 아이로 기억한다"고 했다.
콘딧의 할머니 메리 콘딧은 CNN에 "매우 유대가 강한 가족 손에서 자랐고 따뜻한 아이였다"고 말했다.
콘딧의 부모는 "그런 끔찍한 행위에 우리 가족이 연루돼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아들에게서 어두운 면을 찾지 못했다. 우리 가족은 매일 기도하고 봉사하는 보통 가정"이라며 "사랑하는 이들을 잃은 피해자 가족을 위해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브라이언 맨리 오스틴 경찰국장은 "무엇이 그를 범행에 이르게 했는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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