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8월 아일랜드행…가톨릭 세계가정대회 참석

입력 2018-03-22 01:58
프란치스코 교황, 8월 아일랜드행…가톨릭 세계가정대회 참석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프란치스코 교황이 가톨릭 세계가정대회 참석차 오는 8월 아일랜드를 방문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1일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수요 일반 알현 말미에 "세계가정대회 참석을 위해 오는 8월25∼26일 아일랜드 더블린에 갈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가정대회는 가정의 의미와 소중함을 되새기는 가톨릭의 주요 행사로 1994년 이탈리아 로마에서 첫 대회가 열린 이래 3년마다 각 나라를 돌며 개최되고 있다.



교황이 아일랜드를 찾는 것은 1979년 교황 요한바오로 2세 이후 약 40년 만이다.

인구 대다수가 가톨릭 신자라 보수적 색채가 강한 것으로 여겨져온 아일랜드는 최근 사제에 의한 아동 성학대 등 첨예한 이슈를 둘러싸고 교황청과 갈등을 빚어온 터라 교황의 방문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000년대부터 아동을 상대로 한 과거 성직자들의 성폭력이 본격적으로 드러나며 몸살을 앓아온 아일랜드는 교황청이 이 문제에 미온적으로 대처한다고 비판하며 2011년 교황청 주재 아일랜드 대사관을 전격 폐쇄했다가 2014년에 규모를 훨씬 축소한 대사관을 재설치하는 등 최근 몇 년 간 교황청과 껄끄러운 관계를 형성해왔다.

동성애자인 레오 바라드카르(39) 총리가 이끄는 아일랜드는 또한 2015년에는 국민투표를 거쳐 동성결혼을 합법화하고, 오는 5월에는 낙태금지를 규정한 헌법 개정을 위한 국민투표를 실시하는 등 가톨릭의 전통 윤리와는 배치되는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기도 하다.



한편, 종교 간 화합을 다른 어느 교황보다 강조하고 있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평소 철학에 비췄을 때 아일랜드 방문 시 국경을 넘어 북아일랜드도 함께 찾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돼 왔으나, 이번 방문은 아일랜드만으로 한정된다.

영국에 속해 있지만 영국 잔류를 희망하는 신교도 세력과 독립을 주장하는 구교도 세력이 오랫동안 반목해온 북아일랜드는 1998년 평화협정 체결 이후 양측이 무장을 해제했으나 여전히 두 세력 간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곳이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역시 1979년 아일랜드 방문 시 안전을 우려해 북아일랜드에는 발을 들여놓지 않았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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