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변함없는 '위성우 매직'…사상 최초 6회 우승 감독

입력 2018-03-21 21:02
수정 2018-03-21 22:06
올해도 변함없는 '위성우 매직'…사상 최초 6회 우승 감독

양지희 은퇴에 외국인 선수 부상 악재 딛고 올해도 통합 챔피언

FA 영입한 김정은 화려한 재기, '대타' 어천와도 '대박'



(청주=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여자프로농구 아산 우리은행의 6년 연속 통합 우승 달성에는 위성우(47) 감독을 빼놓고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21일 충북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신한은행 2017-2018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5전3승제) 3차전에서 청주 국민은행을 75-57로 꺾고 3연승으로 시즌을 끝낸 우리은행은 2012-2013시즌부터 위성우 감독을 영입했다.

위 감독이 지휘봉을 잡기 전에 우리은행은 '만년 꼴찌팀'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있었다. 2007-2008시즌에 6개 구단 중 5위를 했고 이후 4년 연속 최하위인 6위에 머물렀다.

2012-2013시즌 위성우 감독을 영입할 때만 하더라도 '희망이 없는 팀'이라는 평이 많았지만 그해 정규리그에서 당시 최강으로 군림하던 신한은행과 치열한 순위 싸움 끝에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하며 '코트의 반란'을 일으켰다.

당시 우리은행은 위 감독의 스파르타식 훈련을 통해 선수들의 패배 의식을 걷어냈고, 비시즌 강한 체력 훈련을 바탕으로 한 전면 강압 수비 등이 위력을 발휘했다.

우리은행의 대반격으로 2011-2012시즌까지 6시즌 연속 통합우승을 달성했던 '신한은행 왕조'가 허물어졌다.

이후 우리은행은 가드 박혜진의 성장에 포워드 임영희의 노련미가 더해지며 다른 팀들이 넘보기 어려운 철옹성을 쌓아 나갔다.

또 골밑에 양지희의 존재가 든든했고 외국인 선수들도 우리은행 유니폼만 입으면 다른 팀에서 뛸 때와는 다른 모습으로 변신하며 '역시 위성우 감독에겐 다른 무언가가 있다'는 평이 나오게 했다.



결국 이들은 지난 시즌 정규리그 33승 2패라는 믿기 어려운 성적을 내며 역대 정규리그 최고 승률 기록까지 세웠다.

하지만 이번 시즌을 앞두고 승승장구하던 우리은행에 위기가 찾아왔다.

골밑을 책임지던 양지희와 이선화가 연달아 은퇴했고,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뽑은 쉐키나 스트릭렌과 티아나 하킨스가 모두 부상으로 합류가 불발되는 악재가 겹쳤다.

거기에 임영희의 나이도 38세로 많아졌다는 점도 불안 요소 가운데 하나였다.

자유계약선수(FA)로 김정은을 영입했지만 부상이 많다는 우려가 있었고, 보상 선수로 김단비를 내주면서 전력 누수도 만만치 않게 컸다.

외국인 선수로는 다른 5개 구단이 모두 선발을 마친 뒤에야 나탈리 어천와를 추가로 선발해야 했다.

결국 우리은행은 정규리그 개막 후 2연패를 당하며 불안한 출발을 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33승 2패였는데 올해는 시즌 개막과 함께 2패를 당한 것이다.

"올해는 정말 쉽지 않다"는 위성우 감독의 '엄살'이 그럴듯하게 들릴 정도였다.

하지만 우리은행의 '위기'는 오래 가지 않았다.

위 감독의 '내 마음속 최우수선수(MVP)' 임영희가 중심을 잡고, 박혜진도 이내 지난 시즌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 MVP의 위력을 발휘하며 우리은행은 곧바로 이후 16경기에서 15승 1패를 기록하며 선두권에 합류했다.

FA 김정은과 외국인 선수 '대타' 어천와도 빠르게 팀에 녹아들며 이내 우리은행의 '톱니바퀴' 역할을 떠맡았다.

지난 시즌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박혜진-임영희-양지희'로 이어지던 국내 선수 트리오가 '박혜진-임영희-김정은'으로 바뀌었고, 2위와 15경기 차이가 났던 선두 경쟁이 국민은행의 거센 추격으로 인해 시즌 끝까지 치열했다는 점이었다.

그 바람에 위성우 감독은 2월 말 부친상을 당하고도 그때까지 정규리그 1위 다툼을 벌이던 국민은행과 다음날 맞대결에 직접 벤치를 지키는 '투혼'을 발휘해야 했다.

비록 우리은행은 그날 경기에서 접전 끝에 패해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하지 못했지만 선수들의 우승에 대한 의욕은 더욱 불타올랐다.



정규리그 최종전이었던 지난 4일에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한 우리은행은 2주간 전열을 재정비하고 17일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 나섰다.

그 사이 정규리그 2위 국민은행은 3위 인천 신한은행과 플레이오프를 3차전까지 치르며 체력을 소모했고,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서는 우리은행은 체력이 떨어진 국민은행을 세 판 만에 돌려세우고 통산 10회 우승의 금자탑을 쌓았다.

위성우 감독은 여자농구 사령탑 최초로 챔피언결정전 6회 우승의 대기록을 세웠다.

위 감독 외에는 임달식 전 신한은행 감독이 5회 우승을 차지한 기록이 있다.

위 감독은 또 신한은행 코치였던 2007년 겨울리그부터 올해까지 12시즌 연속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한 해도 거르지 않았다.

코치로 6년 연속, 이후 우리은행으로 옮긴 뒤 감독으로 또 6년 연속 통합우승을 독식하며 국내 '최고 명장'으로 입지를 굳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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