벡스코 경영본부장 낙하산 논란속 부산시 퇴직공무원 선임

입력 2018-03-21 16:50
벡스코 경영본부장 낙하산 논란속 부산시 퇴직공무원 선임

공모절차 없이 단독 추천…이사회 "앞으로 선임방법 협의"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낙하산 논란이 제기된 벡스코 임원에 기존 방침 대로 부산시 출신 퇴직공무원이 선임됐다.



벡스코는 21일 오후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열고 상임이사 겸 경영본부장에 박종문(59) 전 부산시 감사관을 선임했다.

신임 박 본부장은 부산대 행정대학원(석사)을 졸업했고 부산시의회 홍보담당관, 기후환경국장, 금정구 부구청장, 부산시 감사관 등을 역임했다.



그간 부산시 출자기관인 벡스코 경영본부장에 박 씨가 내정돼 명예퇴직하고 대기 중이라는 설이 유력하게 나돌았다.

이날 벡스코 주주총회에서 최대주주인 부산시가 박 씨를 신임 경영본부장으로 추천했고 주주로 참여한 코트라와 현대건설은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문제는 오는 25일 퇴임하는 송근일 벡스코 경영본부장을 비롯해 역대 경영본부장 5명 모두 부산시 퇴직공무원 출신이 독식해 왔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공모절차 없이 부산시 단독 추천으로 경영본부장을 선임해 퇴직 고위 공무원이 부산시 출자기관에 재취업하는 길을 열어준다는 비판을 받았다.

벡스코는 이런 지적을 의식해 이날 주총에서 "앞으로 벡스코 이사 선임 시 직전 이사회 때 선임 방법을 사전에 협의해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벡스코 노조는 이에 대해 "밀실에서 이뤄진 낙하산 인사는 부정과 부패를 낳을 소지가 많다"며 "앞으로 임원 선임은 모두 공개채용이 되도록 역량을 결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훈전 부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은 "공모절차조차 없이 임원을 선임하는 것은 부산시 몫을 챙기는 전형적인 낙하산 인사에 해당한다"며 "이런 인사는 조직 투명성과 창의성을 떨어뜨린다는 노조 주장에 공감하며 벡스코가 출범 20년이 넘은 만큼 경영본부장은 조직 내부에서 나오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c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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