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 '소방수' 왕치산, 미국측 대화상대 없어

입력 2018-03-21 14:46
미·중 무역전쟁 '소방수' 왕치산, 미국측 대화상대 없어

폼페이오 국무장관 내정자 등 후임자들도 '강경론자' 일색

미·중, 대화와 협상 통한 무역전쟁 회피 가능성 점점 희박



(서울=연합뉴스) 권영석 기자 = 시진핑(習近平) 주석 집권2기 중국 외교안보팀을 이끌며 대미외교의 선봉에 나서는 왕치산(王岐山·69) 국가부주석은 미국발 무역전쟁의 '소방수'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빠른 속도로 참모들을 교체하면서 왕치산 부주석의 미국 측 대화 상대는 결정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 미중 간 무역전쟁을 협상을 통해 해결할 가능성이 희박해지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21일 미국 소식통과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미국은 왕치산 부주석과 무역전쟁 회피 방안을 논의할 미국 측 대화 상대를 임명해 달라는 중국 요청을 수용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참모진 개편을 빠른 속도로 단행하고 있어 왕치산 부주석의 대화 상대를 결정할 가능성이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하고 미중 무역전쟁 가능성을 협상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중국은 지난 2월 양제츠(楊潔지<兼대신虎들어간簾>) 정치국 위원과 시진핑 주석의 '경제책사'인 류허(劉鶴) 부총리 등 고위급 대표단의 미국 방문 당시 미중 무역전쟁 문제를 협의할 핵심인사를 지명해달라고 요청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중국 분석가 출신인 크리스토퍼 존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연구원은 "트럼프 내각이 하루 단위로 바뀌고 있다"면서 "백악관이 무역전쟁 극복 회담을 담당할 핵심인사를 임명하기가 어렵다"고 진단했다.



존슨 연구원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임명하고 있는 주요 당국자들이 중국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갖고 있다면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내정자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으로 거론되는 존 볼튼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를 예로 들었다.

폼페이오(54) 국무장관 내정자는 6년간 공화당 의원을 지내고 지난해 1월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CIA 국장으로 임명됐으며 중국 경계론자로 유명하다. 그는 지난해 7월 "중국은 미국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가 될 역량을 갖췄다"고 발언했다. 그는 또 지난 1월 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미국의 가장 큰 위협이 되고 있다"면서 "미국은 중국을 물리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북 군사공격을 주창하는 강경론자로 유명한 볼튼 전 대사도 중국에 대해 공격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도 중국에 대한 강경한 대응을 지지하고 있다.

설상가상인 것은 중국의 대미 외교채널 중재 역할을 해온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과 남편인 재러드 쿠슈너(37) 백악관 선임보좌관의 역할과 권한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ys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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