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극초음속 무기 '아방가르드' 핵탄두 첫 운반체는 SS-19"

입력 2018-03-21 10:55
수정 2018-03-21 11:02
러시아 "극초음속 무기 '아방가르드' 핵탄두 첫 운반체는 SS-19"

'자유자재 저궤도 비행'으로 요격 불가능…극초음속 글라이더형 탑재

"탄두 위력은 2메가톤 이상"…SS-19는 지상 발사형 ICBM

(서울=연합뉴스) 김선한 기자 = 러시아가 마하 20(2만4천480㎞/h) 이상의 속도로 미사일방어(MD)망을 손쉽게 뚫을 수 있는 극초음속 전략무기 'RS-26 아방가르드'(Avangard) 핵탄두를 처음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탑재한다.

러시아 국영 이타르타스 통신은 러시아 방위산업체 소식통을 인용, 아방가르드 체계 가운데 극초음속 글라이더(탄두) 첫 운반체로 지상 발사형 SS-19 '스틸레토'(Stiletto)를 선정했다고 20일 보도했다.

소식통은 "2000년대 초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로부터 '가스 대금'으로 30기가량의 'UR-100N UTTKh'(SS-19)를 넘겨받은 후 소련연방 해체와 함께 연료를 공급하지 않은 상태로 창고에서 보관해왔다"고 밝혔다.

소식통은 이어 "SS-19는 현재도 신형인 데다 실전 배치가 가능하다"며 "이 미사일 가운데 일부가 앞으로 수년 내에 극초음 글라이더를 처음으로 탑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실전 배치 단계인 'RS-28 사르맛' ICBM에도 아방가르드 극초음속 탄두를 탑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극초음 글라이더에 실린 핵탄두의 폭발력은 "2 메가톤(TNT 화약 200만t) 이상"이라며, 이 위력은 "특히 중요한 표적을 완전히 초토화하는 데 충분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중국 등이 운영하는 전략핵무기에 탑재된 탄두 위력은 1 메가톤 수준을 넘지 않는다.

군사 전문가들에 따르면 극초음속 글라이더는 로켓 추진체(부스터)에 실려 고도 100㎞까지 상승한 후 분리돼 성층권 내에서 궤도를 바꿔가며 표적을 향해 비행한다.



포물선 궤도를 그리며 고고도까지 상승한 후 떨어져 탐지와 요격이 가능한 탄도미사일과 달리 극초음속 글라이더는 상대적으로 낮은 고도에서 비행하기 때문에 사실상 요격이 불가능하다.

전문가들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일 국정연설에서 공개한 영상에서 아방가르드 글라이더가 미 MD를 피해 기동하는 능력을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옛 소련 시절인 1960년대에 처음 개발된 SS-19는 길이 24.3m, 직경 2.5m, 발사 중량 105t의 ICBM으로 사일로(지하격납고)를 통해 발사된다. 사거리 1만㎞에 액체연료를 사용하는 SS-19는 특히 처음으로 독립목표 재돌입탄두(MIRV)를 탑재했으며, 최대 6개의 MIRV를 운반한다. 각 MIRV의 위력은 50만∼75만t 규모라고 미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산하 '미사일 위협' 프로그램이 설명했다.

SS-19는 개발 이후 모두 세 차례의 개량 과정을 거쳤으며, 현재 러시아가 운영하는 것은 1980년부터 실전 배치한 '모드 3형'이다. 러시아 전략미사일군은 SS-19를 보관한 30개의 사일로를 운영한다고 이타르타스 통신은 전했다.

앞서 유리 보리소프 러시아 국방차관은 러시아 국방 전문지 '크라스나야 즈베즈다'(붉은 별)와의 회견에서 아방가르드 체계가 양산 단계가 들어갔다고 밝혔다.



보리소프는 아방가르드 생산을 위한 계약 체결 사실을 확인한 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3월 1일 국정연설에서) 언급한 아방가르드 시스템의 테스트를 잘 마쳤다"며 "그 미사일은 수월하게 탄생하지 않았다. 탄두 표면 온도가 2천 도에 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미사일을 통제하는 문제와 (초고열로부터) 보호하는 문제가 아주 어려웠지만, 해결 방안을 찾아냈다"고 주장했다.



한편 최대사거리가 1만8천㎞나 되는 사르맛은 최대 15개의 탄두를 탑재하고 내년부터 2020년 사이 러시아 크라스노야르스크주(州)와 오렌부르크주(州)의 전략미사일군 기지에 본격 배치될 예정이다. 사르맛은 메가톤급 MIRV를 15개까지 탑재할 수 있다.

사르맛 한 기로 프랑스 전체나 미국 텍사스주 정도의 지역을 완전히 초토화할 수 있으며, 특히 '오브젝트 4202'로 불리는 신형 극초음속 탄두는 미사일에서 분리된 뒤에도 자체 경로를 따라 비행하도록 설계돼 1시간 이내 지구 상 어느 표적이라도 타격할 수 있다는 게 러시아 측의 주장이다.

sh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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