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브리검 "우리 타선 생각하면 웃음이 절로 난다"
넥센, 박병호 가세로 국가대표급 타선 구축
"한국, 그러고 서울을 사랑해…시즌 함께 시작하는 올해 더 편해"
(서울=연합뉴스) 유지호 이대호 기자 =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출신 오른손 투수 제이크 브리검(30)은 지난해 넥센 히어로즈에 '백마 탄 왕자'였다.
션 오설리반을 대신해 시즌 중간에 넥센에 합류한 브리검은 24경기에 선발 등판, 10승 6패 144이닝 평균자책점 4.38로 활약했다.
45만 달러에 중도 영입한 선수가 규정이닝과 동시에 두 자릿수 승리를 챙긴 것이다.
올해는 65만 달러에 넥센과 재계약한 브리검은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새 시즌을 기다리고 있다.
20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만난 브리검은 "한국에서 맞는 첫 풀 시즌이 기대된다. 작년에 선발로 출전해 적지 않게 던져 리그가 어떤지, 그리고 선수가 어떤지는 알고 있다. 많이 기대되는 시즌"이라고 말했다.
KBO리그를 찾는 외국인 투수는 공통으로 생각보다 타자들의 수준이 높다고 말한다.
브리검 역시 "한국 타자들은 정말 대단하다"면서 "그렇지만 야구는 세계 어디서든 똑같다. 좋은 공을 던지면 타자를 잡아낼 수 있다. 내 투구에 집중할 수 있다면 타자를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인정했다.
브리검의 강점은 시속 140㎞ 중반대의 빠른 공과 다양한 구종이다.
제구가 날카로운 선수는 아니지만, 공격적인 투구와 슬라이더를 앞세워 범타를 유도해 지난 시즌 재미를 봤다.
올해는 나머지 9개 구단에서 더욱 정밀하게 브리검을 분석해 대비한다. 이를 알고 있는 브리검은 지난겨울 심한 피로감을 느낄 정도로 훈련했다고 말했다.
브리검에게 넥센 동료들은 든든한 지원군이다. 특히 박병호의 가세로 더욱 묵직해진 타선을 두고 그는 "우리 타선을 생각할 때마다 절로 웃음이 나온다"며 흐뭇해했다.
"정말 대단한 타선이고, 잘할 거로 생각한다. 라인업만 보더라도 다른 팀에 위협적이다. 투수진 역시 작년보다 좋아졌다. 몇몇 선수는 군대에서 전역했고, 재활을 마친 선수도 있다."
서울에서 살기 시작한 지 1년 가까이 된 브리검은 "우리 가족은 한국과 서울을 사랑한다"며 적응에 아무런 어려움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람들은 친절하고, 그라운드 안팎에서 문제가 없다. 사람들은 먼저 내게 다가온다. 작년 한 시즌을 치르며 팀원과 점점 가까워졌다. 중간에 합류한 작년보다 올해가 더 편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브리검의 적응을 도운 건 같은 미국 출신인 브랜든 나이트 투수코치다.
넥센에서 선수로 활약했던 나이트 코치는 현재 1군 투수코치로 마운드를 책임지고 있다.
브리검은 "나이트 코치는 한국과 미국, 일본을 모두 경험했다. 그의 지식과 경험 덕분에 빨리 적응했다. 그래서 항상 그의 곁에만 있으려고 한다"면서 "많은 타자를 상대해본 나이트 코치는 나와 비슷한 유형의 투수였다"고 감사 인사를 했다.
지난 시즌 브리검이 10승을 챙겼지만, 넥센은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마감했다.
브리검은 "올해는 정말 잘할 것 같다. 3위 안에 들 것 같다"면서 "공수 모두 작년보다 좋아졌다. 작년에도 나쁘진 않았지만, 시즌 막판에 꼬였다. 올해는 꼭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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