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패럴림픽 스노보드 은메달리스트 "올림픽에도 도전하겠다"
왼쪽 다리 절단 스트롱 "수많은 장애인 도전 계기 될 것"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딴 미국의 스노보드 선수가 올림픽 도전을 선언했다.
뉴욕타임스(NYT)는 21일(한국시간) 에번 스트롱(32)이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비장애인 스노보드 선수들과 경쟁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하와이에서 프로 스케이트보드 선수를 꿈꾸던 스트롱은 15년 전 오토바이를 타다가 술 취한 운전자가 몰던 차량에 치여 왼쪽 다리를 절단했다.
스트롱은 좌절하지 않고 '눈 위의 스케이트보드'인 스노보드에 도전했고 2014년 소치, 2018년 평창 동계패럴림픽에서 각각 금,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현재도 베이징올림픽 도전 과정"이라며 "앞으로 몇 년간 장애인 대회에 출전하지 않고 비장애인들과 경쟁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트롱은 이미 지난해 콜로라도에서 열린 미국 국내 대회에서 비장애인들과 시합해 1위에 오른 적도 있다.
스트롱은 "의족을 차고 비장애인들과 경쟁해 이겼을 때 느낀 희열은 소치 패럴림픽에서 금메달을 땄을 때만큼이나 컸다"고 돌아봤다.
스트롱에 앞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의족 스프린터' 오스카 피스토리우스(32)가 2011 대구세계육상대회와 2012 런던올림픽에 출전해 400m와 1,600m 계주에서 일반 선수와 기량을 겨뤄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스트롱이 바람대로 베이징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제스키연맹(FIS)은 뉴욕타임스의 문의에 "검토해봐야 한다"며 판단을 유보했다.
올리버 크라우스 FIS 대변인은 "전체 171쪽에 달하는 규정 자료집에서 스트롱의 올림픽 출전을 막을 만한 내용을 찾을 수 없었다"면서도 '경기에서 사용되는 모든 장비는 FIS 규정에 부합해야 한다'는 내용의 222항을 언급했다.
스트롱의 의족이 문제가 될 소지가 남아 있는 것이다.
앞서 피스토리우스도 같은 이유로 2012년 런던올림픽에 나서기 전까지 국제육상연맹(IAAF)과 갈등을 빚었지만, 재판에서 승소해 출전할 수 있었다.
스트롱은 "씨를 뿌린 이후 식물이 퍼지는 과정을 보면 흥분되지 않느냐"며 "내 올림픽 출전은 수많은 장애인에게 나와 같거나 내 이상의 도전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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