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고 2루수' 정근우 "올해 목표는 138경기 이상 뛰는 것"
"나이 많다고 우대받고 싶지 않아…실력으로 승부"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최근 몇 년 동안 정근우(36·한화 이글스)는 시범경기를 정상적으로 치르지 못했다.
2015년에는 스프링캠프에서 턱에 공을 맞아 골절상을 입었고, 지난해에는 무릎 부상을 당했다.
하지만 4월 초에는 늘 그라운드 위에 있었다.
'부상으로 시범경기에는 빠졌지만 극적으로 개막엔트리에 들거나, 시즌 초 복귀.' 매년 반복되는 '정근우 스토리'였다.
올해는 개막엔트리 등록 여부를 걱정하지 않는다.
20일 잠실구장에서 만난 정근우는 "2014년 이후 4년 만에 시범경기를 정상적으로 완주한다. 타격감이 완벽하게 올라오지 않았지만 아픈 곳이 없다는 것만으로도 이번 시범경기는 만족스럽다"고 했다.
SK 와이번스 시절이던 2006년, 주전으로 올라선 이후 정근우는 '성적' 때문에 실망을 안긴 적이 없다. 정근우는 공수에서 늘 꾸준했다.
관건은 '경기 수'다.
정근우는 2011년(90경기)을 제외하면 늘 100경기 이상을 뛰었다. 2014년 한화로 이적한 뒤에는 2016년까지 매해 120경기 이상을 소화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8월 20일 롯데 자이언츠와 경기에서 도루를 시도하다 팔이 꺾여, 시즌을 그대로 끝냈다. 정근우는 지난해 105경기만 뛰었다.
"나이가 드니 빨리 낫지 않더라"고 웃은 정근우는 "올해는 정말 큰 부상 없이 치르고 싶다"고 했다.
구체적은 목표도 세웠다. 정근우는 "2016년 138경기를 뛰었다. 올해는 그 이상을 뛰고 싶다"고 했다. 그의 바람이 이뤄지면 한화는 시즌 내내 2루수 걱정을 하지 않는다.
정근우는 대화 중간중간 "나이 때문에"라는 농담을 했다. 하지만 "나이가 많다고 우대받고 싶지 않다"는 게 정근우의 진심이다.
정근우는 "내 야구 인생 목표가 은퇴하기 전까지 주전으로 뛰거나, 주전 경쟁을 하는 것"이라며 "나이가 아닌 실력으로 승부하고 싶다. 그라운드 위에서는 나이가 아닌 실력으로 싸운다"고 했다.
정근우는 '성적'으로 증명한 KBO리그 역대 최고 2루수다.
개인 통산 타율 0.305로 1천 경기 이상 뛴 2루수 중 가장 높다. KBO리그 최초로 11시즌 연속 20도루에 성공했고, 최근 3년 동안은 두자릿 수 홈런도 쳤다. 수비는 여전히 최정상급이다.
개인 통산 기록은 1천485경기 타율 0.305, 106홈런, 350도루다.
지난해에도 부상을 당하기 전까지는 타율 0.330으로 활약했다.
'나이'를 걱정하지 않아도 될 정도다.
하지만 대화 중에는 '나이'가 묻어나온다. 악바리 근성으로 버티던 20대보다 시야와 마음이 넓어졌다.
정근우는 "지난해 부상을 당해서 밖에서 한화 경기를 지켜봤다. 오선진 등 후배들이 2루에서 잘하는 걸 보며 무척 흐뭇했다. 우리 후배들 기령이 점점 자라고 있다"며 "이번 스프링캠프에서도 한화 수비력이 상승한 걸 확인했다. 우리 팀, 올해 기대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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