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터키 인권탄압 우려…비상사태 해제 촉구

입력 2018-03-21 01:15
유엔, 터키 인권탄압 우려…비상사태 해제 촉구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유엔인권고등판무관실(OHCHR)은 20일(현지시간) 터키 정부에 20개월째 접어든 국가비상사태를 해제하고 무차별 체포, 고문, 연좌제 등 반인권적 행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OHCHR은 이날 펴낸 보고서에서 터키 내 쿠데타 시도가 실패한 2016년 7월 이후 16만여 명이 체포됐으며 15만2천여 명의 공무원들이 파면됐다고 밝혔다.

유엔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쿠데타 진압 이후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경찰과 군이 쿠데타 관련자뿐 아니라 가족 등 민간인까지 검거에 나서면서 사회에서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이 됐다고 우려했다.

자이드 라드 알 후세인 유엔인권최고대표는 "체포, 파면된 사람들의 수는 충격적이다"라며 "이들은 대부분 아무런 근거 없이 당국의 자의적 판단에 따라 체포되고 공직에서 물러났다"고 비판했다.

그는 교사와 판사, 변호사, 언론인들이 해고되거나 처벌받고 언론사가 강제 폐쇄되는 등 터키 정부는 국가비상사태를 앞세워 심각하게 인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나온 보고서는 인권침해 피해자 104명을 인터뷰해 이뤄졌다. 이들은 고문과 구타, 성적 학대, 전기고문, 물고문 등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라비나 샴다사니 OHCHR 대변인은 피해자 중 일부 여성은 출산 직전 또는 출산 후 구금됐고, 일부 여성은 아이를 빼앗겼으며, 유산한 뒤 발에 족쇄를 차게 됐던 여성도 있었다고 전했다.

터키 정부는 이날 유엔 보고서에 대해 "편견으로 가득 차 있을 뿐만 아니라 많은 테러 조직과 맞선 터키의 심각한 상황을 무시하고 있다. 테러 조직의 근거 없는 주장을 그대로 실었다"고 반박했다.

mino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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