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노동3권' 개헌안에 교육계 "환영" vs "신중 검토해야"
전교조 "교사 정치기본권 보장해야"…교총 "학생 피해 우려"
(세종·서울=연합뉴스) 고유선 이재영 기자 = 공무원의 노동3권을 원칙적으로 인정하는 대통령 개헌안에 대해 양대 교원단체·노조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20일 청와대가 발표한 개헌안에는 공무원에게도 원칙적으로 노동3권을 인정하면서 현역군인 등 법률로 정한 예외적인 경우에만 이를 제한할 수 있도록 개선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우리나라도 공무원 노동3권을 인정했던 적이 있다.
제헌헌법은 사기업 근로자와 공무원인 근로자의 노동3권에 차별을 두지 않았다.
공무원의 노동3권이 제한된 것은 1962년 제5차 개정헌법 때부터다.
이날 송재혁 전교조 대변인은 "교사와 공무원의 노동기본권과 정치기본권을 보장하라는 그간의 주장이 반영된 것 같다"면서 "환영한다"고 밝혔다.
송 대변인은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한다는 현행 헌법상 규정은 교육이 정권을 잡은 이들의 입맛에 맞게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의미로 봐야 하는데 교사 개개인의 일생생활과 기본권을 제한하는 데 쓰여왔다"면서 "공무원 노동3권이 새 헌법에 구체적으로 어떻게 담길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현행 '교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은 일체의 쟁의행위를 금지해 노동3권 가운데 하나인 단체행동권 행사를 막고 있다.
그간 전교조가 집단행동 시 조합원들이 한날 휴가를 내는 '연가투쟁' 방식을 택해온 것도 쟁의행위가 금지돼 있어서다.
전교조는 공무원노조들과 함께 노동3권과 정치기본권 보장을 요구해왔다.
전교조와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등은 지난 5일 기자회견을 열고 "공무원과 교원은 노동자와 시민으로서 권리를 박탈당한 채 그림자와 같은 존재로 살고 있다"면서 "공무원과 교원을 비롯해 노동자의 노동기본권을 보장하는 것이 공공복리에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교총은 공무원 노동3권 인정에 대해 신중한 검토를 주문했다.
김재철 교총 대변인은 "교사가 단체행동권을 행사하면 학생들이 막심한 피해를 본다"면서 "한 사람이 기본권을 행사해 다른 사람에게 큰 피해를 준다면 제대로 된 기본권 행사라고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 대변인은 "개헌 과정에서 공무원 노동3권 인정을 신중히 검토해야 하며 국민적 합의가 도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총은 새 헌법에 '교권'을 명시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청와대 발표내용에는 구체적인 자구나 조문 없이 공무원 노동3권을 원칙적으로 인정하겠다는 기본방향만 있었다.
이에 따라 교육계에서는 현역군인과 함께 '법률로 정한 예외적인 경우'와 관련해 교사의 포함 여부를 두고 치열한 논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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