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막치료중 실명사고 '시술용 가스' 의료기기로 관리

입력 2018-03-21 06:09
망막치료중 실명사고 '시술용 가스' 의료기기로 관리

식약처, 8월부터 시행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안과에서 망막 치료에 쓰이는 C3F8 등 시술용 가스 키트 제품을 오는 8월부터 의료기기로 관리하기로 했다고 21일 밝혔다.

식약처에 따르면 의료행위에 사용하는 산소와 질소 등 각종 가스는 '의료용 고압가스'로 분류해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GMP)을 적용해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C3F8 가스 등의 경우 안구에 직접 주입되는 가스임에도 공산품으로 분류돼 사실상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2015년 10월에는 제주대병원에서 망막박리 증상의 환자 세 명이 반도체 제조공정 등에 쓰기 위해 산업용으로 수입된 중국산 C3F8 가스를 주입하는 눈 시술을 받고 두 명은 한쪽 시력을 잃고 한 명은 시력이 저하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당시 사고원인을 두고 가스 문제인지 의료 과실인지 경찰이 조사에 나섰지만, 규명하지 못하고 끝났다.

그렇지만 눈 시술에 쓰이는 해당 가스의 품질과 유통 경로 등을 관리, 감독할 정부 기관·부처가 어딘지, 어떤 법을 적용해 규제해야 할지 모르는 등 정부 관리 감독체계의 허점을 드러냈다는 비판이 나왔다.

망막박리는 망막층이 찢겨 망막 일부 또는 전부가 안구벽과 분리돼 떨어지는 현상이다.

망막박리 치료 시술에는 공막돌륭술, 유리체 절제술, 기체망막유착술 등이 있다.

이 가운데 기체망막유착술은 안구 중앙부위에 가스 방울을 주입해 팽창하는 가스의 힘으로 분리된 망막을 다시 안구벽에 붙도록 하는 시술 방법이다.

안구는 매우 민감하기에 접착제로 망막을 안구벽에 붙일 수도, 실로 꿰매 고정할 수 없어 가스의 팽창하는 힘을 이용한다.

시술에는 C3F8 또는 SF6(육불화황) 가스가 사용되며 안구에 주입된 가스는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소멸한다.



sh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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