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는 안동인데 예천 학생이 대부분…급식비 분담 갈등

입력 2018-03-20 15:15
학교는 안동인데 예천 학생이 대부분…급식비 분담 갈등

안동시 분담 요구에 예천군 "분담할 근거 없다"



(안동=연합뉴스) 이승형 기자 = "학교는 안동에 있으나 예천 학생이 대부분이니 급식비를 분담하자." vs "지원 근거가 없어 어렵다."

안동시 풍천면에 있는 초·중학교 두 곳 학생 90% 정도가 예천에 거주해 안동시와 예천군이 급식비 분담 문제로 갈등을 빚는다.

20일 경북도에 따르면 풍천풍서초등학교와 풍천중학교는 도청이 안동·예천 신도시로 이전한 2016년 3월 문을 열었다.

두 학교 학생 수는 2016년 207명에서 2017년 798명, 올해 1천538명으로 급증했다. 학생들은 대부분 예천에 거주한다.

초등학생 1천86명 가운데 예천에 986명, 안동에 100명이 산다. 중학생은 452명 가운데 예천 학생이 390명, 안동 학생이 62명이다.

안동과 예천 접경지에 들어선 도청 신도시는 안동 쪽에 행정타운, 예천 쪽에 주거타운을 조성했다.

안동시는 2년간 급식비를 부담하다가 올해 학생 수가 급증하자 안동 주민 자녀가 극소수인 점을 들어 예천군에 분담을 요구했다.

지난해 두 학교에 지원한 무상급식비와 친환경농산물급식비는 1억5천만원 정도였으나 올해 3억1천600만원으로 증가했다.

안동시는 이 문제를 공식 제기하자 예천군은 모든 시·군 급식 관련 조례가 관할구역 학교를 지원하도록 한다며 거부했다.

예천군 관계자는 "내년에 예천 쪽에 초등학교가 문을 열면 배정 인원이 늘어날 것이다"며 "조례상 안동에 있는 학교를 지원할 수 없고, 분담 의무도 없다"고 말했다.

경북도가 해결에 나섰지만 여의치 않다.

도는 교육청 부담분 외에 도 40%, 안동시 60%인 보조금 비율을 70%와 30%로 조정하는 안을 마련해 안동시를 달래고 있다.

하지만 안동시는 도가 조금 더 보조해주는 것이 근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안동시와 예천군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안동시 관계자는 "예천 학생이 안동 학생보다 10배 정도 많은 상황에서 학교 소재지보다 학생 주소를 먼저 고려해야 한다"며 "앞으로 학생이 더 늘어날 텐데 안동시만 부담하면 계속 문제로 남는다"고 지적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불합리한 점이 있으나 예천군은 지원 근거가 없다고 한다"며 "두 시·군이 접점을 못 찾아 보조금으로 안동시 부담을 덜어주는 방향으로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도시 주민은 상생발전을 위해 도청을 공동 유치한 두 시·군이 많지 않은 금액 때문에 다툰다며 따가운 눈총을 보낸다.

한 주민은 "다른 문제도 아니고 아이들 밥값을 놓고 책임을 따지는 모양새가 볼썽사납다"고 비판했다.

har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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