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평화연대, 서울에 고려인문화센터 짓는다
정기총회 열어 사업계획 확정…김봉준 4대 이사장 취임
(서울=연합뉴스) 이희용 기자 = 북방동포 지원 비정부기구(NGO)인 동북아평화연대가 고려인문화센터 건립과 서울∼평양∼모스크바 1만5천㎞ 자동차 랠리 등을 추진한다.
동북아평화연대는 지난 14일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 삼경교육센터에서 제18차 정기총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올해 사업계획안을 확정했다고 20일 밝혔다.
서울 지역에 들어설 고려인문화센터는 고려인(러시아를 비롯한 CIS 동포)의 국내 정착을 돕기 위해 각종 정보와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교육과 문화 강좌를 운영할 예정이다. 서울시와 협력해 러시아, 중앙아시아 등 고려인공동체 사무실도 지원하기로 했다.
서울∼평양∼모스크바 자동차 랠리는 2014년 전(全)러시아고려인연합회(OOK) 등이 펼친 '고려인 이주 150주년 국제오토랠리'의 답방 형식으로 추진된다. 2014년 7월 7일 러시아 모스크바를 출발한 고려인 랠리팀은 우즈베키스탄과 연해주를 거쳐 8월 8일 북한에 입국했으며 16일 휴전선을 통과한 뒤 부산까지 한반도를 종주했다.
올해는 광복절을 전후해 고려인과 한국인이 함께 팀을 이뤄 40일간 한반도를 종단하고 유라시아 대륙을 횡단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동북아평화아카데미 개설, '평화의 길' 역사 탐방, 경기도 안산 고려인센터 운영, 고려인 청소년 주말학교와 중국동포(조선족) 청소년 어울림 주말학교 운영 등의 사업도 진행한다. 2019년 삼일절 100주년을 앞두고 '동북아 평화시대 100년'을 조망하는 세미나 등도 준비하고 있다.
정기총회에서는 제9기 임원 선임안도 통과돼 김봉준(64) 제4대 이사장의 취임식과 도재영(80) 제3대 이사장의 퇴임식도 치러졌다.
신화미술관장인 김봉준 이사장은 홍익대 조소과를 졸업한 화가 겸 조각가로 민중문화운동협의회 기획국장, 복사골마당 대표, 부천노동상담소장, 원주민예총 회장, 동북아평화연대 문화위원장·공동대표 등을 지냈다.
김 이사장은 취임사를 통해 "고려인, 조선족, 재일동포, 남북동포는 세계대전과 냉전의 가장 큰 피해자"라면서 "한반도가 지구촌 마지막 냉전체제에서 평화체제로 전환하는 지금 코리안 디아스포라의 정체성을 찾고 시민단체들과 협력하며 동북아 평화시대를 열어가는 데 힘쓰겠다"고 다짐했다.
2012년부터 6년간 동북아평화연대를 이끌어온 도재영 3대 이사장은 퇴임사에서 "이사장 재임 시절 가장 감명 깊은 장면은 2014년 고려인들이 차를 몰고 휴전선을 넘어오던 순간"이라며 "새로운 역사의 전환점을 맞아 동북아평화연대가 창대한 나무로 커가는 것을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바라보겠다"고 말했다.
2001년 10월 창립된 동북아평화연대는 중국,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지의 동포를 위해 농장 건설, 농기계 지원, 학교 건립, 도서 기증, 장학 사업, 문화센터 건립 등의 사업을 펼쳐왔으며 국내 귀환 조선족과 고려인을 위해 한글교실과 청소년 주말학교 등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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