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금 대납' 고재호 대우조선 前사장 "청탁·대가 없어"
강만수 요구로 의원 6명에 1천740만원 뇌물공여 혐의 부인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고재호(63)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자신의 취임을 도와준 강만수(73) 전 산업은행장 요구로 정치권에 뇌물을 건넨 혐의로 기소됐지만, 법정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고 전 사장의 변호인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조의연 부장판사) 심리로 20일 열린 고 전 사장과 임기영 전 대우증권 사장의 첫 공판에서 "뇌물을 공여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강 전 행장의 (국회의원 후원금 지급) 요청을 승낙한 것은 청탁이나 대가성과 관계된 것이 전혀 아니었다"며 "당시 고 전 사장은 뇌물공여의 인식이나 의사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강 전 행장에게 직접 재산과 재산적 이익을 공여하지 않았고 부정한 청탁을 하지도 않았다"고 강조했다.
반면 고 전 사장과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임 전 사장의 변호인은 "자백하고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고 밝혔다.
고 전 사장은 2012년 3월 강 전 행장으로부터 국회의원들에게 후원하라는 요구를 받고 국회의원 6명에게 총 1천740만원 상당의 자금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국회의원 측에 돈을 건네며 '강 전 행장이 주는 것'이라고 출처를 밝힌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고 전 사장이 강 전 행장의 직무와 관련해 뇌물을 제공했다고 보고 그를 재판에 넘겼다.
임 전 사장 역시 재임 시기인 2009년 5∼12월 강 전 행장의 요구로 국회의원 7명에게 총 2천100만원의 후원금을 건넨 혐의를 받는다. 그는 2011년 3월 강 전 행장에게 취임 축하금 1천만원을 제공한 혐의도 있다.
강 전 행장은 두 사람을 통해 정치 후원금을 대신 내게 한 혐의 등 여러 비리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에서 정치 후원금 혐의에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2심에서 유죄가 인정돼 징역 5년 2개월을 선고받고 상고했다. 현재 상고심이 진행 중이다.
앞서 고 전 사장은 지난해 12월 5조원대의 회계조작을 통해 금융권에서 21조원대의 사기 대출을 받은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9년이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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