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철 "전광석화 아닌 워낙 오랜구상…남북·북미회담 잘될것"
워싱턴DC 북콘서트…"'지지율에 취하면 안된다'는 조언 후배들에게 하고 떠나"
"아무리 조심해도 풍설 돌면 대통령에 도움안돼…힘들지만 거리두고 유랑생활"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은 19일(현지시간) "곧 열릴 남북정상회담이 잘 끝날 것이고 이어서 열릴 북미정상회담도 좋은 성과를 낼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양 전 비서관은 이날 미국 워싱턴DC 인근의 비엔나 한미과학협력센터에서 열린 북콘서트에서 "문 대통령과 이 일을 다루는 참모들이 워낙 오래전부터 구상하고 준비를 잘 해왔던 일이다. 갑작스럽게 전광석화처럼, 임기응변으로 가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는 충분한 구상을 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난 대선 과정을 떠올리며 "인수위가 없고 바로 취임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문 대통령의 특별한 당부에 따라 몇 달 전부터 집권에 대해 준비를 하고 있었다"며 "이길 경우 연습이 없으니 대통령 머릿속에 모든 시나리오를 갖고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대선 후 '백의종군' 선언과 함께 해외로 떠났던 양 전 비서관은 지난 1월 귀국, 저서 '세상을 바꾸는 언어' 북 콘서트를 진행한 뒤 지난 14일 미국으로 출국, 해외에서 다시 야인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양 전 비서관은 "문 대통령과 정부가 높은 지지율을 보이지만 '지지율에 취하면 안 된다'는 조언을 청와대에 있는 후배들한테도 많이 해주고 떠난 편이다"라며 "대통령이 잘하고 계시고 지지율도 높지만 어떤 부분들은 대통령 개인기를 참모들이 못 따라오는 게 많고, 높은 지지율 속에 해야 할 일들이 가려져 있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정부가) 물론 지지율에 기대 일방통행하고 있는 건 아니다"라며 "촛불 정신을 통해 만들어진 대통령, 정권이기 때문에 그걸 잊지 않으리라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양 전 비서관은 해외체류 생활에 대해 "무엇보다 대통령과 거리를 두고 국내에 안 있으려고 하는 이유는 아직 우리 정치 현실이 대통령과 가깝다고 하면 인사든 청탁이든 유혹이든 완전히 꼬이게 된다"며 "제가 아무리 조심하려고 해도 이런저런 풍설이 돌고 루머가 확산하면 대통령에게 도움이 안 된다. 힘들지만 의도적으로 거리를 두고 유랑생활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한국에서 조용히 보내고 싶은데 상황을 좀 봐야겠다"며 "제 역할은 대통령 재임 중에는 끝났다. 소망 같아서는 저도 문 대통령도 자유로운 상황에서 (대통령 퇴임 후) 성공한 전직 대통령, 원로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묵묵히 돕는 게 희망이다. 소망이 이뤄지길 기대할 뿐"이라고 말했다.
과거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함께 근무했던 자신과 전해철 의원,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일컫는 말인 '삼철'에 대해선 "저희가 패권을 부려본 적도 없고, (삼철은) 나쁜 프레임"이라면서도 "많은 사람이 그렇게 느낀다면 억울해할 게 아니라 그 눈높이에서 출발해야 한다. 대통령과 가까우면 그게 합당한 것이든 억울한 것이든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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