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의 이유 있는 '김낙현 힘실어주기'

입력 2018-03-19 16:10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의 이유 있는 '김낙현 힘실어주기'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김낙현을 6강 플레이오프(PO)에서 계속 기용할 생각입니다."

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의 유도훈 감독이 신인 가드 김낙현(24·184㎝)에 대한 깊은 신뢰를 드러냈다. 포인트 가드 박찬희의 부족한 득점력을 메워줄 대안이기 때문이다.

유 감독은 지난 18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전주 KCC와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6강 PO 1차전에서 경기 종료 4초를 남기고 대역전극(75-74승)을 펼치고 나서 취재진과 만나 "언론에서 김낙현에게 힘을 줬으면 하네요"라고 웃음을 지었다.

드래프트 1라운드 6순위로 이번 시즌 전자랜드 유니폼을 입은 김낙현은 2017 대학농구리그 남자부 최우수선수(MVP) 출신의 가드다.

그는 지난해 대학농구리그에서 평균 13.9점을 넣고 5.3리바운드, 3.8어시스트를 기록하며 고려대의 4년 연속 정규리그 1위를 책임졌다.

큰 기대 속에 전자랜드에 입단한 김낙현은 첫 시즌 정규리그에서 27경기에 출전해 평균득점 5점을 기록하며 나름 선방했다.

정규리그에서 6위로 힘겹게 6강 PO에 진출한 전자랜드의 유도훈 감독은 KCC와 1차전에 김낙현을 선발로 내세웠다.

'루키'에게 6강 PO는 부담스러운 자리였다. 김낙현은 15분 52초를 뛰는 동안 무득점에 그쳤다. 리바운드와 어시스트도 기록하지 못했다.

김낙현은 2점슛 5개와 3점슛 5개를 합쳐 10개의 슛을 시도했지만 모두 림을 외면했고, 경기가 끝난 뒤 제대로 고개를 들지 못했다.

김낙현의 득점이 터져줬다면 그나마 쉽게 경기가 풀렸겠지만 전자랜드는 경기 내내 KCC에 끌려가다가 경기 막판 브랜든 브라운의 역전포로 어렵게 승리를 따냈다.

하지만 유 감독은 김낙현에 대해 실망감 대신 애정이 어린 포용력을 보여줬다.

유 감독은 "김낙현을 6강 PO에서 계속 기용할 생각"이라며 "1차전에서는 그리 좋지 않았지만 기량이 충분한 선수다. 언론에서도 관심 있게 지켜봐 달라"고 강조했다.

전자랜드는 포인트 가드 박찬희(31)가 볼 배급을 맡고 있다. 그러나 박찬희의 약점은 외곽슛 능력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박찬희는 KCC와 6강PO 1차전에서도 6점에 그쳤다. 이 때문에 전자랜드를 상대하는 팀들도 박찬희에 대한 수비 비중을 줄이고 다른 선수들을 막는 데 힘을 쓴다.

경기 운영 능력은 박찬희보다 떨어지지만, 외곽슛을 갖춘 김낙현의 득점포가 살아나야 KCC의 벽을 넘을 수 있다는 게 유 감독의 생각이다.

유 감독은 김낙현을 계속 출전시키겠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다음 경기부터는 박찬희에게 경기 운영 쪽에 더 무게를 둘 방침"이라고 말했다.

hor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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