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채용 공정성 바로 세워야…공직 공공성 회복 최우선"
정부혁신전략회의서 언급…"부정합격자 면직하고 억울한 사람 구제해야"
"부패 막는 데서 혁신 시작"…"성폭력 피해 근절도 시대적 과제"
"국민 수준 높은데 정치·행정 수준 떨어져…개혁할수록 국민 기대 높아져"
"법령·행정용어 쉽게 써야…공직문화 확 바뀌어야"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19일 "채용 비리에 있어 적어도 성적이나 순위가 조작돼 부정하게 합격한 사람들은 채용을 취소하거나 면직하고 그 때문에 순위가 바뀌어 억울하게 불합격한 사람들은 구제해야 한다"며 "그것이 채용의 공정성과 중립성을 바로 세우는 출발"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정부혁신전략회의에서 "진정으로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정부, 진정으로 국민의 공복이 되는 공직문화를 바로 세우는 게 우리 정부가 추구하는 정부혁신의 근본"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같은 언급은 문 대통령이 지난 15일 채용 비리에 대해 엄단을 직접 지시하면서 청와대가 부정합격한 것으로 확인된 강원랜드 226명 전원을 직권면직한다고 발표한 지 나흘 만에 나왔다. 이는 강원랜드뿐 아니라 여타 공공기관 채용 비리에 대해서도 일벌백계하라는 문 대통령의 강한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시대의 요구가 다르기 때문에 정부혁신 목표는 정부마다 다를 수 있다"며 "우리 정부가 받는 시대의 요구도 과거 정부와 다르다. 지난 두 정부에서 국민은 위로는 청와대부터 아래는 공기업에 이르기까지 공적인 지위와 권한이 사익을 위해 사사롭게 행사되는 것을 자주 봤고, 그 결과는 대통령의 탄핵으로 귀결돼 우리 정부는 촛불 정신의 구현을 국정 목표로 삼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런 까닭에 우리 정부의 최우선 혁신목표를 한마디로 압축하면 정부와 공직의 공공성을 회복하는 것으로 국민과 정부, 국민과 공직과의 관계를 바르게 세우는 것"이라며 "정부와 공직의 공공성 회복은 부패를 막는 게 출발이며, 과거의 부패를 바로잡는 것에서부터 혁신을 시작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여성의 고위공직 진출을 확대하는 한편 권력관계에 의한 성폭력 피해를 근절하는 게 새로운 시대적 과제가 됐다"며 "공직에서부터 모범을 보여야 여성이 유리 천장을 깨고 누구나 존엄하고 차별받지 않는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우리가 잊어서는 안 될 것은 국민의 눈이 높아졌다는 사실이며, 개혁의 역설이라는 말이 있듯이 개혁할수록 국민의 기대는 더욱 높아지는 법"이라며 "우리 정부가 정의와 도덕성을 강조하는 만큼 작은 도덕적 흠결조차 정부에 대한 신뢰에 타격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우리 국민 수준은 매우 높고, 정치와 행정 수준이 오히려 크게 뒤떨어진다"며 "국민은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가질 자격이 있고 요구할 권리가 있으며, 국민 수준과 요구에 부응하는 게 정부혁신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되새겨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나아가 어려운 한자와 일본식 외래어 법령이나 행정용어로 법령이나 행정용어 의미 해석을 공무원과 전문가가 독점하는 권위적인 면도 시정돼야 한다"며 "일반 국민도 법령이나 행정용어의 의미를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하는 것이야말로 국민을 위한 행정의 중요한 출발"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적폐청산과 부패 척결, 공직 내 성폭력 행위에 대한 엄단, 행정용어 개선과 쉬운 법령 만들기 등 정부혁신을 열심히 해왔다"며 "대통령이 바뀐 이후 공직자 모두가 달라지고 공직문화도 확 바뀌었다는 평가를 받기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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