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고은·조재현 흔적 경기 안보관광지서 지운다

입력 2018-03-19 14:44
수정 2018-03-19 15:06
'미투' 고은·조재현 흔적 경기 안보관광지서 지운다





(파주·연천=연합뉴스) 우영식 기자 = 경기도가 최근 성 추문에 휩싸인 고은 시인, 영화배우 조재현과 관련이 있는 안보관광지 내 흔적 지우기에 나섰다.

19일 경기도와 경기관광공사에 따르면 고은 시인, 조재현과 관련이 있는 안보관광시설은 2016년 12월 개장한 파주시 임진각 스카이워크(인도교) '내일의 기적소리'와 연천 '조재현갤러리', '수현재교' 등 3개다.

내일의 기적소리는 6·25 전쟁 때 폭파돼 교각만 남은 임진강 경의선철교 독개다리에 설치한 스카이워크로, 고은 시인이 직접 이름을 지었다.

내일의 기적소리는 고은 시인이 지은 시 제목과도 같다.

이곳에는 '분단 65년, 한반도 통일의 열망을 담아 고은 시인이 명명하고 쓰다'라는 안내판과 내일의 기적소리 시와 지형도를 담은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시설을 관리하는 경기관광공사는 고은 시인의 성 추문이 제기되자 이달 초 조형물에서 시인의 이름을 스티커로 가리고 안내판은 철거했다.

경기관광공사는 시설의 이름을 변경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하고 다른 이름을 검토하고 있다.

조재현갤러리는 평화누리길 방문객을 위해 지난해 4월 연천군 미산면 우정리 임진물새롬센터에 문을 연 테마카페 한쪽에 36㎡ 규모로 조재현이 기증한 자신의 미술작품 5점, 사진 8점, 드라마 의상 3점을 전시했다.

조재현 씨가 초대 평화누리길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2009년부터 DMZ국제다큐영화제 집행위원장을 맡는 등 인연을 내세워 갤러리를 조성했다.





수현재교는 연천군 미산면 황공천과 임진강 합류지점에 있는 평화누리길 11코스 임진적벽길에 높이 14m, 길이 46m, 폭 3m 다리로 2016년 5월 놓였다.

뙤약볕 아래 0.8㎞가량 우회해야 하는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건설됐다.

도는 다리를 '수현재교', 일명 '조재현 다리'로 명명했다.

조재현 씨의 '현'자와 조씨의 형으로 카메라 감독이던 고(故) 조수현씨의 '수'자를 따 이름을 지었다.

다리 입구에는 '수현재교'라고 이름을 짓게 된 경위를 적은 기념물이 세워져 있었다.

도는 지난달 말 조씨의 성 추문이 제기되자 곧바로 갤러리에 전시된 전시물을 모두 치우고 갤러리를 폐쇄했다.

수현재교 입구에 있던 다리의 명명 사연 등의 내용이 실린 기념물도 철거했다.

도 관계자는 "관광시설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없애기 위해 연관 시설물을 철거하고 이름도 바꿀 방침"이라고 말했다.

wyshi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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