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 두달 남았는데…美외교·안보수장 인준 '가시밭길'
공화 중진, 폼페이오·해스펠 인준 막으려 필리버스터 선언
중간선거 앞두고 공화·민주 세대결…폼페이오, 19일 틸러슨·의원들 만나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을 두 달여 앞두고 미국의 외교·안보 정책을 주도할 고위 각료 임명에 난항이 예상된다.
새 국무장관으로서 대북 협상을 주도할 마이크 폼페이오 현 중앙정보국(CIA) 국장과 그 후임으로 지명된 지나 해스펠 현 CIA 부국장의 의회 인준에 반발하는 목소리가 커져서다.
극히 일부이기는 하지만 집권여당인 공화당에서조차 강한 반대론이 나오고 있다는 게 사태의 심각성을 키운다.
공화당 중진 랜드 폴(켄터키) 상원의원은 18일(현지시간) CNN 방송에 출연해 폼페이오 지명자와 해스펠 지명자의 인준안 통과를 저지하기 위해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방해)를 하겠다고 밝혔다.
폴 의원은 폼페이오 지명자를 가리켜 "북한, 이란, 러시아 등 모든 곳에서 지나치게 정권교체를 옹호하는 사람"이라면서 그가 이란 핵합의에서 발을 뺄 것으로 우려했다.
폴 의원은 같은 날 CBS 방송에도 나와 '물고문' 논란에 휩싸인 해스펠 지명자와 관련해 "더는 안 된다. 이건 잘못된 일이자 경멸할 만한 가치도 없는 일"이라면서 "해스펠의 인준을 막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재 공화당의 상원 의석수는 51석으로 민주당과 무소속 의원을 더한 49석보다 겨우 2석이 많다. 따라서 폴 의원 외에 한 명이라도 내부 이탈표가 더 나온다면 두 사람의 인준안 가결을 장담할 수 없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다수의 민주당 의원과 무소속 의원은 폼페이오 지명자와 해스펠 지명자가 북한과 이란 등 다수의 외교정책에서 지나치게 강경한 '매파'적 입장을 취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이 선명성을 부각하기 위해 이번 인준안 처리에 더욱 강경한 태도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밥 코커(공화·테네시) 상원 외교위원장은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폼페이오 지명자의 인준안 처리가 5월로 늦춰질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자 "우리는 일종의 선거철에 접어들고 있다. 모든 것이 좀 더 당파적으로 느껴지기 시작할 것"이라고 염려했다.
공화당도 강경파를 중심으로 폼페이오 지명자와 해스펠 지명자를 옹호하며 민주당과 각을 세우고 있다.
대북 강경론자로 꼽히는 린지 그레이엄(공화·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은 CNN에서 "마이크는 러시아가 민주주의의 적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마이크는 북한 핵 프로그램이 미국 본토를 때릴 수 있을 때까지 무르익도록 결코 허용할 수 없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인준을 지지했다.
이런 가운데 폼페이오 지명자는 19일 다수의 의원들과 만날 계획이라고 CNN이 보도했다. 이 자리에서 폼페이오 지명자는 의회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인준안 처리 협조를 당부할 것으로 관측된다.
또한, 폼페이오 지명자는 같은 날 렉스 틸러슨 현 국무장관과 만나 두 시간가량 대화를 나눌 예정이라고 복수의 소식통이 CNN에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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