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4기 도전 대선서 76.66% 득표율로 압승…역대 최고 기록(종합2보)

입력 2018-03-19 17:12
수정 2018-03-19 21:25
푸틴, 4기 도전 대선서 76.66% 득표율로 압승…역대 최고 기록(종합2보)



중앙선관위 잠정 개표 결과 발표…"서방의 푸틴 악마화 시도가 러시아인 결집시켜"



(모스크바·서울=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박인영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65) 러시아 대통령이 4기 도전 대선에서 76%가 넘는 득표율로 압승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 이튿날인 19일(현지시간) 잠정 개표 결과를 발표하면서 푸틴 대통령이 99.84% 개표 상황에서 76.66%의 득표율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을 지지한 것으로 집계된 유권자 수는 5천620만명을 넘었다.

지난 2014년 우크라이나로부터 병합한 크림반도에선 무려 92%의 득표율이 나왔다.

푸틴에 이어 2위는 11.8%를 얻은 공산당 후보인 파벨 그루디닌(57)이 차지했으며 다른 6명의 후보는 5%대 미만의 저조한 득표율을 보였다.



이번 대선에서 푸틴이 달성한 득표율은 역대 선거에서 그가 얻은 최고 기록이다.

푸틴은 2000년 대선에서 52.94%, 2004년 대선에서 71.31%, 2012년 대선에선 63.6%를 얻은 바 있다.

이번 대선의 투표율은 67.4%로 잠정 집계됐다.

러시아 상원 의원 알렉세이 푸슈코프는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푸틴을 악마화하려는 서방의 시도가 러시아에서 오히려 역효과를 냈다"면서 "푸틴을 둘러싸고 유례없는 결집이 일어났다. 선거는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모스크바 고등경제대학 교수인 정치학자 올렉 마트베이체프는 푸틴이 안정의 보증자, 위대한 러시아의 보증자, 발전의 보증자란 이미지를 유권자들에게 각인시키면서 대승을 거뒀다고 분석했다.



그는 "만일 다른 후보가 당선됐더라면 의회와 대통령 간 대립이 거세지고 이는 하원 해산과 새로운 총선으로 이어졌을 것"이라며 "한마디로 국민이나 기업인이나 투자자 누구에게도 필요 없는 완전한 혼란이 초래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푸틴에 대한 압도적 지지는 이같은 혼란을 원치 않은 민심이 반영된 것이란 설명이다.

푸틴이 크림병합, 시리아 내전 개입, 신형 무기 개발, 영국 내 러시아 이중스파이 암살 사건 강경 대응 등을 통해 러시아의 강력함을 과시함으로써 '위대한 러시아'의 보증자 이미지를 부각한 것도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또 이달 초 대의회 국정 연설을 통해 경제 발전과 사회 개혁 계획을 밝히고 이를 이행하겠다고 약속한 것도 유권자들의 표심을 사로잡았다고 해석했다. 대다수 러시아인은 푸틴을 약속을 이행하는 지도자로 믿고 있다는 것이다.

이밖에 최초의 여성 대선 후보인 방송인 크세니야 소브착(36) 등 일부 야권 후보들이 지지율 확보를 위해 애쓰는 동안 대선 출마가 좌절된 대표적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41)는 선거 보이콧을 주장하는 등 야권이 분열된 것도 푸틴 압승에 기여했다고 마트베이체프는 설명했다.

cjyou@yna.co.kr,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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