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금융권 주총 '슈퍼위크'…핵심쟁점은 사외이사·CEO 연임

입력 2018-03-18 18:40
이번주 금융권 주총 '슈퍼위크'…핵심쟁점은 사외이사·CEO 연임

22일 신한, 23일 KB·하나·우리銀 주총…의결권 자문사도 의견 갈려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김경윤 기자 = 주요 금융지주사와 은행의 주주총회가 가까워지면서 사외이사 교체와 최고경영자(CEO) 연임 안건에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22∼23일 양일 동안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105560], 하나금융, 우리은행[000030]의 정기 주주총회가 연달아 열린다.

핵심 이슈는 '친문'(친문재인) 사외이사 선임과 노조 추천 사외이사, 최고경영자(CEO) 연임 등이다. 최근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이 주요 안건마다 엇갈린 의견을 내놓으면서 최종 결과에 대한 관심이 한층 커졌다.



23일 열리는 KB금융 주총은 노조 추천 사외이사 선임안이 '뜨거운 감자'다.

KB노조는 주주제안을 통해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지난해 하승수 변호사를 후보로 내세웠다가 고배를 마신 뒤 두 번째 도전이다.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이 지난해 임시 주총에서 노조 추천 사외이사에 찬성표를 던진 것을 고려하면 올해도 찬성 의견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해외 의결권 자문사 ISS가 노조 추천 사외이사에 반대를 권고하면서 통과 가능성이흐려지고 있다.

이외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권 후보 선임에 찬성 의견을 밝혔고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의견을 내지 않았다.

KB금융은 이와 별도로 선우석호, 최명희, 정구환 후보 등 3명을 새 사외이사로 추천했다. 기존 사외이사 6명 가운데서는 유석렬, 박재하, 한종수 등 3명이 연임에 나선다.

선우 후보와 정 후보는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경기고 동문이라는 점이 이목을 끌었다.정 후보는 노무현 정부 시절 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장을 역임했다.

같은 날 하나금융의 주총도 열린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3연임이 핵심 안건이다.

당초 김 회장의 3연임은 무난히 통과될 전망이었지만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채용비리 의혹으로 사퇴하고 당국과 하나금융의 힘겨루기가 재차 주목받으면서 연임 안이 세간의 주목을 받게 됐다.

서스틴베스트와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김 회장의 연임에 반대를, ISS는 연임 찬성을 권고한 상태다.

노조는 최근 대주주인 국민연금과 아직 의견을 내지 않은 의결권 자문사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 추가로 연임 반대 의견서를 제출하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외이사도 대거 교체된다.

백태승, 박시환, 김홍진, 양동훈, 허윤 등 5명이 새 사외이사 후보에 이름을 올렸고, 기존 사외이사 가운데서는 윤성복, 박원구 이사가 연임한다.

이 가운데 박 후보가 친문 인사로 꼽힌다. 박 후보는 문재인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12기 동기로,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대법관을 지낸 인물이다.



신한금융은 22일 주총에서 3명의 사외이사를 교체할 전망이다.

신한금융의 사외이사 총 10명 중 박철, 이만우, 이성량, 히라카와 유키, 필립 에이브릴 사외이사 5명의 임기는 연장된다.

신임 이사로는 박병대, 김화남, 최경록 후보가 추천됐다. 이 중 대법관 출신인 박 후보 역시 문 대통령과 연수원 동기이다.

신한금융은 금융당국이 금융지주 사외이사의 독립성 강화를 요구하고 있어 3명 모두 복수의 외부자문기관에서 후보 추천을 받았다.

우리은행은 23일 주주총회를 연다.

우리은행은 사외이사를 과점주주사에서 추천하며, 임기도 아직 남아 사외이사 교체 이슈는 없다.

우리은행 노조도 우리사주조합을 통해 사외이사를 추천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이번 주총은 그냥 넘어갈 예정이다.

정부 보유 우리은행 잔여지분 매각과 금융지주사 전환 등 숙원사업을 해결하는 것이 먼저라고 보고 있어서다.

농협금융은 30일 주총을 열고 새로운 사외이사를 선임한다.

4명의 사외이사 중 민상기, 전홍렬, 손상호 등 3명의 사외이사가 바뀔 예정이다.

민상기 사외이사는 "셀프 연임 등 사외이사 선임 과정에서 발생할 오해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싶다"며 사의 이유를 밝힌 바 있다.

김용환 농협금융 회장과 가까운 현 사외이사들이 임원추천위원회에 남아 차기 회장을 선임할 경우 잡음이 생길 것을 우려한 것이다.

김 회장의 임기는 다음 달 28일로 끝난다. 이번 주총에서 새로 뽑히는 사외이사들이 임추위에 들어가 후임 회장 인선 작업을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차기 농협금융 회장 후보로는 김광수 전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이 거론되며 김 회장의 3연임 가능성도 크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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