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가감찰위 주임에 양샤오두…"감찰대상 200% 늘 것'(종합)
(베이징·홍콩=연합뉴스) 심재훈 안승섭 특파원 = 양샤오두(楊曉渡) 중국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 부서기 겸 감찰부장이 18일 '무소불위'의 국가감찰위원회 주임에 선임됐다.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18일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제6차 전체 회의 표결을 통해 찬성 2천953표, 반대 6표, 기권 7표로 양샤오두를 국가감찰위 주임으로 뽑았다.
당초 자오러지(趙樂際) 중앙기율검사위 서기가 국가감찰위까지 겸임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으나 양샤오두가 선임됐다.
이를 두고 당의 감찰을 총괄하는 자오러지가 이번 개헌을 통해 독립 기구로 출범한 국가감찰위 수장까지 맡게 되면 '사정 권력' 집중화 현상이 우려돼 중앙기율위 부서기인 양샤오두에게 감찰위를 맡긴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에 따라 양샤오두는 자오러지 서기와 함께 당과 정부 내 반부패를 사정작업을 할 것으로 보인다.
국가감찰위는 중국 공산당 사정기관인 중앙기율검사위원회와 행정부인 국무원의 감찰부, 국가예방부패국 등을 통합한 거대조직으로, 당원 이외에 비당원 출신의 공직자를 모두 감시할 수 있다. 감찰대상에 대한 조사·심문·구금은 물론 재산 동결과 몰수 권한까지 부여받았다. 국가감찰위는 국가기관 서열이 국무원과 중앙군사위원회 다음이다.
양샤오두가 국가감찰위 주임에 오른 데는 시 주석과 인연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양샤오두는 중앙기율위 부서기 겸 감찰부장이지만 왕후닝(王호<삼수변+扈>寧) 상무위원이 속한 공산당 중앙서기처 서기 7명에 속할 정도로 실세로 평가받아왔다. 시 주석이 2007년 상하이시 서기로 재직할 당시 시 통전부장을 지냈다.
시 주석은, 상하이 지역 '홍색자본가' 집안 출신으로 문화대혁명 시기 지식청년 생활을 거쳐 중의학을 배운 뒤 10년간 시짱(西藏·티베트) 오지에서 의술을 시술했던 경력의 양 부서기의 청렴성과 기개, 지도력을 높이 샀던 것으로 전해졌다.
양샤오두는 그 이후 기율검사 계통으로 옮겨 일하다가 왕치산 서기의 바로 아래 부서기 자리에 올랐다. 기율위 출신으로선 드물게 작년 10월 19차 당대회에서 정치국원에 올랐고 '시진핑 사상'을 홍보하는 중앙선강단(宣講團) 대표로도 활동하며 승승장구해왔다.
양샤오두는 전인대가 열린 인민대회당에서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기자와 만나 "감찰 부서의 통합으로 감찰 인력이 10%가량 증가할 것이며, 감찰 대상은 200%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감찰위가 무소불위의 기구가 될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 "초강력 기관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감찰관들은 요청이 들어오면 감찰 조사의 법적 근거가 명확한지 확인할 것이고 만약 그렇지 않다면 감찰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인대는 20일 국가감찰위의 신설을 규정한 국가감찰법을 의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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