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제의 품격' 박인비 "오늘 같은 날이 내가 골프 치는 이유"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통산 18승에 빛나는 '골프여제' 박인비(30)는 부진을 겪나 싶으면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정상에 올라와 '여제의 위엄'을 과시하곤 했다.
손가락 인대 손상으로 극심한 부진을 겪던 2016년 두 달여의 공백 끝에 출전한 리우올림픽에서 금메달을 거머쥐었고, 지난해 3월 8개월여 만에 LPGA 무대에 복귀해 18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작년에 허리 부상으로 일찌감치 시즌을 마감해야 했던 박인비는 미국 본토에서 열린 이번 시즌 LPGA 첫 대회에서 3라운드 단독 선두로 올라서며 또다시 여제의 귀환을 알릴 19번째 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18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 주 피닉스에서 열린 LPGA 투어 뱅크 오브 호프 파운더스컵 3라운드에서 9언더파 63타를 친 박인비는 경기 후 "초반 출발이 정말 좋았다. 후반은 다소 지루했지만, 마지막 홀 버디로 안도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2월 마지막 우승 대회인 HSBC 챔피언십과 리우올림픽 모두 공백기를 거쳐 복귀한 후 두 번째 대회라는 공통점이 있다. 복귀전에서 워밍업을 마친 직후 우승을 거머쥔 것이다.
이번에도 박인비는 이달 초 HSBC 챔피언십을 복귀전으로 택해 예열을 마쳤다.
휴식 후 강한 면모를 보이는 비결을 묻자 박인비는 "잘 모르겠다. 휴식을 좋아한다"며 "한동안 대회에 못 나가서 긴장되긴 하지만 에너지가 소진된 듯한 느낌이 들지 않는다. 다시 골프를 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꽤 긴 휴식 기간에 '이런 삶을 살 수도 있겠구나' 생각하기도 했다는 박인비는 그러나 "돌아오자마자 여기가 내가 있을 곳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오늘 같은 날이 내가 골프 치는 이유"라고 표현했다.
퍼터를 바꾼 박인비는 이날 퍼트를 27개로 막으며 선전했다.
2위와 1타 차로 마지막 라운드를 앞둔 박인비는 "어제는 퍼팅이 잘 안 됐지만, 오늘은 잘 됐다. 오늘 같은 퍼팅이면 내일도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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