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정적 연금박탈'…트럼프 겨냥한 매케이브 해고 후폭풍
민주 등 강력 반발… '러시아 스캔들' 특검수사 영향 주목
코미, 내달 회고록 발간…매케이브 경질 후 "곧 내 이야기 듣게 될 것"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미국 법무부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아온 앤드루 매케이브 연방수사국(FBI) 부국장을 공식퇴임 하루 전날 전격 해고하면서 비판론이 무성하다.
오랜 불화를 겪은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을 '트윗 해고'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에는 법무부를 통해 '눈엣가시'이자 '정적'이었던 매케이브의 연금을 박탈하고 16일(현지시간) 이를 공개적으로 환영하는 트윗을 올리자 당사자인 매케이브는 물론 야당인 민주당 등에서 강력히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법무부가 전날 '승인 없이 언론에 정보를 유출했다'는 등의 내부감사 결과를 들어 매케이브를 해고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곧이어 남긴 심야 트윗에서 "FBI에서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에 위대한 날 - 민주주의를 위해 위대한 날"이라고 환영했다.
그러나 매케이브는 성명을 내고 "뮬러의 특검 수사를 중단시키기 위해 나를 말살하려는 것"이라며 "특검의 진실규명 노력과 FBI 조직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전쟁 선포"라고 비난했다.
존 브레넌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도 트위터 계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무절제와 부도덕, 정치적 부패의 극단을 보여줌으로써 역사의 쓰레기통 속에서 불명예스러운 선동정치가로 전락했다"고 정면비판했다.
오바마 행정부의 첫 법무부 장관이었던 에릭 홀더도 트위터 글에서 "갈수록 변덕스러워지는 대통령을 즐겁게 하려고 법무부마저 독립성을 타협했다. 위험한 일"이라고 가세했다.
하원 정보위의 민주당 의원들도 강력 반발했다. 애덤 쉬프(캘리포니아) 민주당 간사는 트위터 계정에서 "법무부의 결정은 끔찍한 오점을 남겼다"고 했고, 호아킨 카스트로(텍사스) 의원도 "맹목적 충성파인 '예스맨'이 아니면 누구든 축출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에릭 스왈웰(캘리포니아) 의원도 트위터 계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내통 의혹 조사에 관여된 어떤 사람이든 벌을 주려는 것이다. 강력히 맞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매케이브가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 경질 후인 지난해 5월 트럼프 대통령과 나눈 대화 내용을 기록한 '매케이브 메모'가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코미 전 국장이 내달 중순 회고록을 펼 예정이어서 추가 폭로가 있을 경우 '러시아 스캔들' 특검 수사의 뇌관이 될 수 있는 상황이다.
특히 코미 전 국장은 매케이브의 경질 후인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대통령, 미국 사람들은 곧 나의 이야기를 듣게 될 것"이라며 "그들은 누가 정직한지, 누가 정직하지 않은지를 스스로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수사중단 압력을 받았다는, '코미 메모'를 근거로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회고록 '더 높은 충성(A Higher Loyalty)'의 내달 17일 출간을 앞두고 한 말이다.
hankso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