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장애인 담당 장관 "4차 산업혁명 대비 직업 재교육 필요"

입력 2018-03-18 09:00
프랑스 장애인 담당 장관 "4차 산업혁명 대비 직업 재교육 필요"

소피 클뤼젤 장관, 평창 동계 패럴림픽 폐회식 참석차 방한

"다양성 존중하면서 '시민'으로 바라보고 능력 존중해줘야"



(서울=연합뉴스) 김범수 기자 = 소피 클뤼젤(Sophie Cluzel) 프랑스 국무총리실 산하 장애인 담당 국무장관은 "4차 산업혁명을 맞아 새로운 형태의 일자리가 요구되는 만큼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직업 재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평창 동계 패럴림픽 폐회식 참석 차 방한한 클뤼젤 장관은 지난 16일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4차 산업혁명으로 장애인 고용을 주도해온 저숙련 업종의 부진이 예상되기 때문에 직업 재교육은 장애인과 산재 근로자가 사회에서 격리되는 것을 막기 위해 매우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장애인들이 배려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다양성을 인정하면서 장애인을 '시민'으로 바라봐야 하며 그들이 지닌 능력을 존중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애인 복지 선진국으로 분류되는 프랑스는 상시 근로자 20명 이상의 정부기관, 민간기업에 대해 전체 근로자 대비 장애인 근로자를 6% 이상 고용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지난 2016년 기준으로 장애인 고용의무가 있는 공공부문과 민간의 고용률은 각각 5.3%, 민간부문 3.3%로, 한국(공공기관 2.96%·민간기업 2.56%)에 비해 현저히 높다. 또 전체 장애인 고용률도 56.2%로 한국(50.2%)을 6.0% 포인트 앞지르고 있다.

다음은 클뤼젤 장관과의 일문일답.

--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새로운 형태의 일자리가 요구되고, 기존 장애인 고용을 주도한 저숙련업종의 부진이 예상되는데 장애인 고용 대책은.

▲ 직업 재교육을 통해 노동자의 숙련도를 강화해야 한다. 직업 재교육센터는 장애인과 산재 또는 사고로 장애가 생긴 근로자들이 사회에서 격리되는 것을 막기위해 매우 중요하다.

디지털 기술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디지털을 통해서 장애인이 새로운 잠재력을 발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일례로 디지털을 이용한 재택근무도 고려해볼 수 있다.

-- 프랑스는 대기업일수록 장애인 고용률이 높다. 배경은 무엇인가.

▲ 프랑스는 30년간 장애인할당제를 시행하면서 대기업에 장애인 고용 문화가 정착됐다. 계속해서 기업 내에서 모두가 장애인 문제에 관심을 갖게 할 필요가 있다. 노사 대화를 통해 장애에 대해 더 많이 논의해야 한다.

-- 한국의 여성 장애인 고용률은 남성 장애인 고용률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조언을 한다면.

▲ 장애인 고용에서도 남녀 차별은 존재한다. 프랑스도 이를 바로잡으려고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특히 대통령이 남녀차별을 없애기 위한 정책을 강조하고 있다.

-- 발달 장애인 고용을 높일 수 있는 대책은 무엇인가.

▲ 발달장애 유병률이 모든 나라에서 증가하고 있다. 프랑스는 유병률이 약 1%다. 여기에 대처하는 방법이 여러개 있는데 첫째는 조기 진단이다. 진단을 빨리 함으로써 중증 장애인이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기도 하다. 또 교육을 어떻게 할지도판단하기가 용이해진다.

또 발달장애인이 지닌 능력을 활용하는 안목을 갖춰야 한다. 기업 차원에서 보면 자폐를 지닌 이들이 전산·하이테크 분야에서 최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음에도 이들을 고용하지 않기 때문에 손해를 볼 수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나 캐나다는 이들을 고용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한다.

-- 프랑스에서 벌어지고 있는 장애인을 위한 노력을 짧게 정리한다면.

▲ 장애인의 사회통합을 지향한다. 대통령이 장애인 담당 국무장관을 국무총리실 산하에 둔 것은 장애인에 대한 시각을 완전히 바꾸려는 노력을 보여주는 것이다. 장애인을 '시민'으로 바라보려고 한다.

교육, 고용, 문화, 사회, 스포츠 등 모든 분야에서 장애인을 배려하는 특성이 묻어나야 한다. 학교가 장애아동에 적합한 교육을 한 뒤 고등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하고, 향후 이들이 고용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내 임무는 각 부처 장관들이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배려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 장애인들을 위해 일상 생활에서 실질적으로 개선할 사항은.

▲ 생각보다 장애인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프랑스 시청각위원회(CSA)가 최근 TV에서 장애인이 보이는 비율을 측정했는데, 0.6%가 나왔다. 그러나 실제로 프랑스의 장애인 인구는 전체 인구의 15∼20%에 달한다.

장애인의 능력을 볼 줄 알아야 한다. 다른 능력이 있는 사람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르다는 것은 다양하다는 의미다. 불능, 불구, 불가능이 아니다. 장애인이 사회에 무엇인가를 기여할 수 있다는 시각을 가지고 생산성을 지니고 있다고 봐야 한다. 이것은 기업들에게 매우 중요한 메시지다.

아울러 장애인의 이동권을 보장해야 한다.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경로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bum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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